업황 악화에도 실적 개선 성과 달성
'변화'보다 '안정' 택하며 연임 가능성
건전성 관리에 힘 쏟으며 매각 박차

롯데카드 본사.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본사. 사진=롯데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매각을 앞둔 롯데카드가 유의미한 성과를 낸 조좌진 사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업황 악화 속 실적도 크게 개선되면서 롯데카드는 연임이라는 포상을 내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카드사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조 사장 역시 롯데카드의 지휘봉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조 사장의 연임을 통해 롯데카드가 재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진출 활성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몸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가 나질 않자 몸값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조 사장 역시 이러한 경영 기조에 실적으로 보답할 예정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의 임기는 다음 달 29일까지다. 롯데카드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조 대표 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대표이사에 오른 조 사장은 2022년 3월 재선임되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롯데카드는 조 사장 연임 이후 타 카드사에 비해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면서 규모를 키워 나갔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조 사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실제 롯데카드는 조 사장 취임 이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이 571억원에 불과했던 롯데카드는 조 사장 취임 첫해인 2020년 1307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2413억원 △2022년 253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급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684억원으로 이미 2022년 총순익을 넘어서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회원 수 역시 △2020년 842만명 △2021년 861만명 △2022년 902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934만명까지 늘었다.

카드사 자체 브랜딩 전략도 성공적인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은 취임 4개월 만에 업계 최초로 세트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로카(LOCA) 시리즈를 출시했다. 로카 시리즈는 공개된 지 2년 만에 발급 매수 200만장, 지난해 4월 기준 300만장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지난해 상반기에는 디지털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면서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카드 1위에 오르는 등 로카 흥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롯데카드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베트남 현지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등 다각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해외 실적 역시 이러한 노력에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되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앱 기반 비즈니스 가속화, 전사 전략적 방향성 제시 및 혁신 강화 등을 통해 디지털 컴퍼니로의 전환 확대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라며 "동시에 다양한 방안을 꾸준하게 제시하며 내실 성장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사진=롯데카드.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사진=롯데카드.

◇ '변화' 보다 '안정' 택하면서 연임 유력

카드사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고 있다는 점 역시 조 사장의 연임이 유력한 이유다. 고금리 기조에 조달 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 카드사들이 내년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까지 앞두면서 어려운 업황 타개를 위해 수장 연임 카드를 꺼내고 있다. 실제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에 이어 최원석 BC카드 대표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조 사장 역시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꾸준히 끌어올렸다는 점이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전략기획 기능을 이원화하는 등의 전열을 정비한 만큼 뒤늦게 대표를 교체하면서까지 조직을 흔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또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도 재매각을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수장 교체라는 리스크를 안고 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4월부터 롯데카드의 매각 작업에 착수하고 희망가로 3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관련 전문 경영인 중 마땅한 대체 인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조 사장의 경우 카드 업황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에서 위기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재연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 실적 개선에도 매각 위해선 노력 이어져야

다만 일각에선 추후 매각을 위해 조 사장을 포함한 롯데카드의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실적 개선으로 롯데카드의 성장 가능성은 입증했지만 여전히 몸값이 터무니없다는 지적도 매번 나오면서 시장 상황에 맞는 협상 노력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실적 개선과 별개로 건전성 관리에 힘을 쏟아야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실질 연체율은 △2019년 1.78% △2020년 1.17% △2021년 1% △2022년 1.15%로 개선되다가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58%로 뛰었다.

수익성을 위해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을 확대한 점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조2953억원으로 1년 전(3조8373억원)과 비교해 12%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조 사장의 역량으로 내실 다지기에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업계 내에 부정적 전망이 팽배한 만큼 매각을 위해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이라며 "조만간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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