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 가속화에 특허 경쟁 본격화
NFT 등 실생활 밀접한 기술 개발
특허 늘면서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업황 악화가 올해도 가속화되면서 카드사들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특허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최근엔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과 관련된 IP(지적재산권) 확보도 중요해지면서 '특허'가 향후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카드사들의 특허 확보가 전통적인 결제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해 추후 시장에서의 독점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묘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도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으면서 특허 등의 신기술 개발보단 내실 경영에 집중해야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드사가 출원한 특허는 총 262건이었다. 제2금융권 전체 특허등록건수가 563건임을 고려하면 전체 절반에 달하는 47%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카드사 중에는 특허를 가장 많이 낸 곳은 BC카드(115건)다. 이어 신한카드가 77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현대카드 24건 △삼성카드 21건 △KB국민카드 13건 △롯데카드 7건 △우리·하나카드 3건 순으로 특허 등록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15건으로 특허를 가장 많이 등록한 BC카드는 지난해 총 3종의 NFT 특허출원을 완료하는 등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 관련 특허도 적극 선점하고 있다. 특히 중고 거래 시 이용가능한 '결제 영수증 NFT', 금융사 전산장애 발생 시 자산내역을 증명받을 수 있는 '자산인증 NFT', 공용 법인카드를 부서원 전체가 간편결제에 등록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법인공용카드 간편인증 서비스' 등은 실생활과 밀접한 특허라는 점에서 모객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 관계자는 "20여 년 전부터 핀테크 기술과 관련한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특허 출원과 지식재산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BC카드에 이어 총 73건의 특허를 등록한 신한카드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아이폰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아이폰 터치 결제'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아이폰 터치 결제'는 현재 국내 특허 등록은 물론 국제 특허도 출원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신한카드는 지난 2021년 자연재해 등으로 네트워크 단절이 발생해도 블록체인과 디지털화폐를 활용해 송금 및 결제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기술로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연구과제 비용 관리 프로세스를 고객 관점에 맞춰 개선한 '연구비 카드 결제 방법 및 장치' 등 기술적 특허들을 등록하며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한카드는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임직원 대상 특허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으며 50여건의 아이디어를 접수받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금융권에서도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BM특허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거나 사내벤처의 신사업 육성 시에 초기 단계부터 특허를 병행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빅데이터 기술인 '스마트 알고리즘' 특허를 보유한 삼성카드 등 다른 카드사 역시 특허 개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특허 개발에는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야된다"며 "관련해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미래 먹거리로 성장 가능성 UP
이처럼 카드사들이 특허에 집중하는 배경에 대해 업계에선 향후 이러한 특허들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면 카드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사들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 조달 비용 상승 부담, 본업에서의 수익성 악화 등 여러 가지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빅테크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규 먹거리로 특허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도 카드사의 사업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모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특허 확보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한다.
또 금융기술 역시 발달하면서 시장의 독점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 확보가 중요해졌는데 실제 특허 내용도 금융 트렌드의 변화에 맞게 빅데이터‧AI‧블록체인 등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빅테크사들과의 지속적인 경쟁도 카드사가 특허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업계 특성상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사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면서 하나라도 더 독특하고 창의적인 기술을 선보이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업계 기조가 카드사의 특허 투자로 이어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다양한 결제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카드사의 입지도 점차 좁아지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카드사 고유의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주요 카드사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한 가운데 올해도 조달 비용·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과도한 투자를 통한 외형 성장보단 내실 위주의 경영을 이어가야 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또 실제 출원된 특허가 수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허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했지만 전혀 활용되지 않고 실용성이 떨어지는 특허는 투자금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카드사들도 리스크를 인지하면서도 추후 특허와 관련된 서비스 등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카드사 관계자는 "특허 자체의 성공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우려되는 부분은 철저한 개발과 수요조사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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