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라이선스' 획득할 순 있지만 메리트는 제한적
경쟁우위 확보위한 초 부담비용 생각하면 리스크 커

포스증권 인수를 시사한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포스증권 인수를 시사한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데일리한국 장은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시사화한 가운데 증권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두 기업 간 미미한 시너지 효과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진행된 2023년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포스증권 인수설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이와 더불어 '증권맨' 출신인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차기 우리종합금융 대표로 내정하는 등 증권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의 공식적인 포스증권 인수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긍정적인 관점으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하게 된다면 우리종금-포스증권의 합병이 예상된다. 소형 증권사라 해도 증권업 라이선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종금과 합병하고 나면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로 몸집을 불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계산과 달리 업계에선 두 기업간 시너지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크다. 

당초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인수 증권사 매물의 기본 요건으로 '리테일(개인영업)에 강점을 가진 곳'를 강조해왔기에 은행 네트워크와 증권사 리테일 영업력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종금에서 △종합금융업(종금업) △주식 리테일 거래 등 증권 중개를 제외한 수신과 여신, 투자은행(IB)등 증권사의 일부 업무를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기대감이 더 높았다. 

포스증권이 보유한 라이선스를 살펴보면  △투자중개업 △투자매매업 △신탁업(개인형퇴직연금 한정)이다. 리테일 관련 라이선스가 주를 이루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인수 후 우리금융이 가져갈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포스증권의 부실한 실적도 부담요인이다. 포스증권은 지난 5년간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손실액도 36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매출 139억6000만원, 영업손실 59억1000만원, 당기순손실 59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우리종금의 영업수익이 1년 전보다 27.9% 줄어 전반적인 반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포스증권 적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소형 증권사 인수를 통해 증권업 진출에 성공해도 결국 초기 비용부담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쟁 우위를 갖추기 위해선 지불하는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업계 관계자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상태인 것이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라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데다 초기투자 비용까지 염두할 경우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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