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밸리·과학의 전당 건설하고 우주산업·과학외교 육성”

29일 기자와 만난 이태식 과학기술총연합회장이 취임 선물로 받은 달에서 본 지구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29일 기자와 만난 이태식 과학기술총연합회장이 취임 선물로 받은 달에서 본 지구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이태식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연구개발(R&D) 예산 이슈로 누구보다 바쁜 지난해 하반기를 보냈다. 임기 중 목표로 테헤란밸리와 과학의 전당 건설, 우주산업과 과학외교 육성을 약속했다.

지난달 29일 과총회관에서 기자와 만난 이 회장은 면티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칠순을 갓 넘긴 전형적인 초로의 신사였다. 한양대 특훈교수인 이 회장은 건설기술 분야의 석학이자 한국의 우주산업 개척자다. 과총 회장에 2023년 취임했다.

달기지 건설 계획 발표에 자극을 받은 그는 한국도 달기지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2년 한양대에 국제우주탐사연구원을 설립했고, 건설기술연구원장 재임 시절(2014~2017년)에는 극한건설연구단을 조직해 미국 NASA와 함께 달 기지 연구를 진행했다. 달의 토양을 이용해 3D 프린터로 구조물을 찍어내는 작업을 시현해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이 회장의 ‘달사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월에는 태양광 홍보대사 폴 윤 교수 등 NASA 관계자와 함께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발사체와 위성 중심인 한국 우주산업이 우주건설, 로봇공학, 에너지 등으로 시야를 넓히도록 조언하고 있다.

그는 건설기술인이지만 지난 한 해는 과학기술 행정가로서 수완도 발휘했다. 작년 하반기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과총 회장으로서 예산 복원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 회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이 과총 회장실을 직접 방문한 건 처음”이라며 웃음지었다. 그렇게 노력해 R&D 예산 6000억 원 증액을 이끌어 냈다. 그는 "당초 7000억 원 증액을 추진했다"며 "7명의 과총 전임 회장들과 30여명의 과학기술계 원로들의 노력 덕분에 R&D예산을 복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비견되는 테헤란밸리 구축 △지하공간을 확충한 과학의 전당 건설 △우주산업 육성 △과학외교 진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 개소에 발맞춰 우주대학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열려왔던 국제 여름학교 프로그램을 내년에 한국에서 열 계획이다.

또 이 회장은 현재 강남 한복판 요지에 위치한 과총 건물 지하공간을 개발해 과학의 전당을 건설할 계획이다. 과학외교를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부 예산 9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과학외교를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테헤란밸리 구축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강남에 벤처기업만 6000여개가 있고 벤처캐피털이 70여개 몰려 있는 만큼 이를 잘 살려 한국 과학기술 미래를 밝히는 과학기술산업단지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과총회관. 이 회장은 지하공간을 확충해 이 건물을 과학의 전당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과총회관. 이 회장은 지하공간을 확충해 이 건물을 과학의 전당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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