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출시 55·65·77형 '삼성 OLED'에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사용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용 프로세서 국가별 분리 전략과 비슷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영원히 안 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던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삼성전자가 OLED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OLED 대세화에 합류하면서 전 세계 TV 산업의 OLED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인 '언박스 & 디스커버 2024'를 진행하고 올해 상반기 OLED TV 라인업에 48형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하반기에는 42형 OLED TV도 선보인다. LG디스플레이와 동맹을 맺은 데 따른 결과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5년간 화이트(W)-OLED 패널을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LG디스플레이는 48·55·65·77·83형 등 W-OLED 패널을 삼성전자에 공급한다. 하반기에는 42형 패널도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W-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와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
QD-OLED는 블루(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한다. 여기서 나오는 자체 발광 빛은 QD층과 만나 적색, 녹색, 청색을 구현한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W-OLED는 화이트 소자를 발광원으로 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QD-OLED와 관련해 55·65·77형만 생산하고 있다.
가장 수요가 많은 55·65·77형 TV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혼용해 사용한다. 국가별로 패널 채용 전략을 달리한다. 우리나라에서 출시하는 55·65·77형 삼성 OLED는 전량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을 사용한다.
일부 유럽 국가에 출시되는 55·65·77형 삼성 OLED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만 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에서 국가별로 스냅드래곤과 엑스노스를 나눠 탑재한 것과 같은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OLED TV에 신기술을 탑재하고, OLED 점유율 1위 LG전자와 경쟁한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제품명: SD95)에는 'OLED 글레어 프리' 기술이 적용됐다. 빛 반사를 줄여줘 낮에도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2세대 인공지능(AI) 4K 프로세서'도 탑재했다. '4K AI 업스케일링' 기능을 통해 저해상도 영상도 4K급으로 볼 수 있다. AI가 밝기를 조절해 깊은 검은색은 유지하면서 강조해야 할 부분의 밝기를 높여 화면 대비를 극대화하는 신기능도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을 통해 OLED 대세화 흐름에 합류한다. 한 부회장의 공언 이듬해인 2021년에 방향을 바꿔 OLED TV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2022년 3월에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첫 OLED TV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도 OLED TV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