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프로용 패널 주문도 증가…XR용 차세대 패널 시장 독주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말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확장현실(XR) 기기에 일본 소니가 내부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에 패널을 주문할 계획이었지만 공급망을 변경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강민수 수석연구원은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진행된 '옴디아 한국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소니는 삼성전자의 XR기기에 화이트(W)-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방식의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도스)를 공급한다. 1.3인치 내부 디스플레이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쯤 XR기기용 공급망을 소니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도스는 유리기판 대신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소니가 XR용 올레도스에서 삼성디스플레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소니는 애플의 XR기기 '비전프로'에 올레도스를 전량 공급했다.
XR용 내부 디스플레이에서 소니의 독주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애플은 소니에 비전프로용 올레도스의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
이로 인해 올해 비전프로 출하량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난다. 옴디아는 지난해 이 제품의 올해 출하량을 30만대 정도로 예상했다.
강민수 연구원은 "올해 비전프로는 적어도 50만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라며 "애플의 올레도스 추가 주문과 함께 카메라 센서 공급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레도스는 기술 난도가 높아 수율이 낮다. 옴디아는 소니의 올레도스 수율을 50% 미만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올레도스에 적극 뛰어드는 업체가 마땅히 없어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RGB(적·녹·청) 방식 올레도스로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RGB 방식 올레도스는 W-OLED 방식보다 휘도(밝기)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W-OLED 방식 올레도스보다 XR기기용으로 적합하다. 강 연구원은 애플이 오는 2027년까지 비전프로용 내부 디스플레이를 기존 W-OLED 방식에서 RGB 방식 올레도스로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비전프로용 내부 디스플레이 업체로 소니 외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애플이 내부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이원화할 경우 새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중국의 시야(Seeya)다. 다만 적어도 올해까지는 소니가 비전프로에 내부 디스플레이를 전량 공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