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용인을 비롯해 수원, 고양, 창원 등 4개 특례시가 특례시다운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특례시지원 특별법'(가칭)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용인특례시청에서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허브 용인특례시'를 주제로 스물세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특례시의 권한을 확대하고, 전략산업을 비롯한 도시발전계획이 제대로 수립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도지사 승인 사항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과 고층 건물 건축 허가, 수목원과 정원 조성계획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면서 "지역의 사정과 형편을 잘 아는 특례시로 이양해야 한다"면서 "특례시는 이미 광역화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용인특례시에 대해 "세계적 반도체 생산의 거점으로, IT산업의 중심으로 발전할 곳"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취임 전 용인특례시를 첨단과학 도시, 대한민국 발전을 선도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용인을 중심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약 622조원 규모의 투자 가운데 500조원 가량이 용인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첨단 기업들과 인재들이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와 국가산단에 이어 신도시까지 조성되면 인구가 110만명에서 15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면서 "교통과 주거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연말 발표한 용인 이동 택지지구를 조속히 건설하고, 교외 지역 및 인구가 적은 면 단위에 실버타운과 영타운이 결합한 형태인 ‘주거문화복합타운’을 조성하겠다"며 "용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세대, 사회초년생 및 은퇴 세대가 어우러져 살며 용인 어디에서나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민자사업으로 제안된 반도체 고속도로를 조속히 추진하고, 산단 입주로 늘어날 교통수요에 대응해 국도 45호선도 확장하겠다고 했다. 주민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인덕원~동탄선, 경강선 등 연계 철도망 구축도 적극 추진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용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교육과 문화 등 소프트 인프라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마이스터고'를 설립해 반도체 기업에서 일할 핵심 인재를 길러내기로 했다. 또 시민들의 문화예술 접근권을 높이기 위해 시가 박물관과 예술관을 자유롭게 세울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이관하기로 했다.

민생토론회가 기초자치단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지역 현안과 민생을 챙기겠다는 정부의 의지"라고 밝히면서 민생토론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중앙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하더라도 민생정책 대부분은 기초자치단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된다"며 "시내버스 운행부터 일자리, 주택, 보건, 복지를 비롯한 공공서비스들이 기초자치단체에서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면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대한민국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특례시’ ‘역동적 미래 성장엔진, 스마트 반도체 도시’ ‘시민이 행복한 매력 있는 문화·교육 도시’라는 세 가지 주제로 반도체 기업 종사자, 용인시 학부모 및 학생, 특례시 관계자 등이 참석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나눴다.

정부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