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프레서 방식과 펠티어 소자 첫 혼용 제품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신제품 에너지효율 높여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이제는 비스포크 가전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컴프레서 방식과 펠티어 소자를 함께 사용하는 '비스포크 인공지능(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공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갖춘 가전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2024년형 비스포크 가전에는 강화된 AI 비전·AI 보이스·AI 데이터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다양한 AI 모델로 가전에서 전력 사용량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반 냉장고는 컴프레서 방식으로 냉매를 사용해 냉각한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의 경우 냉동실에는 고효율 컴프레서를 사용하고, 냉장실에서는 펠티어 소자를 주로 쓴다. 냉장고에 두 방식을 혼용한 것은 업계 최초다.
펠티에는 전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도체 사이 접합의 한쪽은 가열되는 반면, 또 다른 한쪽은 냉각되는 현상이다. 펠티에 현상을 이용한 기술은 지금까지 자동차용 냉장고 등 소형 제품을 중심으로만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펠티어 소자와 컴프레서 방식을 모두 이용하는 'AI 하이브리드 쿨링' 기능으로 냉장고의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의 에너지소비효율은 국내 최고 등급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도 30% 더 높다.
강화된 AI 성능도 에너지효율을 높인다. 탑재된 와이파이 모듈 안에 머신러닝 기반으로 온도 예측을 할 수 있는 칩이 들어갔다. 대만 리얼텍의 칩이 두뇌 역할을 해 최적의 내부 온도를 유지한다.
컨볼루셔널뉴럴네트워크(CNN)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이미지의 특징들을 잡아내 부분적인 신경망들의 가중치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냉장고 안에 어떤 제품이 들어갔는지를 식별해 온도 변화를 예측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이날 국내 출시됐으며 글로벌 출시는 미정이다.
하이브리드 냉장고와 함께 공개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에는 이보다 강화된 AI 기능이 탑재됐다. 내부 카메라가 입출고되는 식재료를 인식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지원해 식재료 관리를 도와준다.
와이파이 기반 AI와 서버 기반 AI를 동시에 사용한다. 서버 기반 AI를 통해 냉각 중에 발생하는 성에를 예측,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이 냉장고는 이날 국내 포함 글로벌 지역에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세탁건조기, 에어컨, 냉장고 등 비스포크 가전 제품이 스마트싱스의 AI 절약모드 기능을 사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최대 60%까지 추가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AI가 적용된 제품을 가장 많이 보유했다"면서 "AI 가전을 어느 업체가 먼저 시작했는지보다는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과 가치를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에는 각각의 제품에 AI를 넣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AI를 통해 제품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큰 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화두"라며 "AI 가전의 미래는 밝고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