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이재명, 사람인 '척'하는 하이에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후보의 '이화여대생 미군 성 상납' 주장을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썼다가 삭제했다. 이 대표 측은 '실무자의 실수'라고 밝혔으나, 김 후보의 발언이 논란된 뒤 처음 나온 입장인 만큼 여성단체 등의 반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민주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준혁 논란의 대반전. 나의 이모는 김활란의 제물로 미군에 바쳐졌다는 증언 터졌다'는 제목의 영상 링크를 공유하면서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라고 적었다.

해당 영상은 이날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열린 '김활란의 친일·반여성 행각을 직시하며 역사 앞에 당당한 이화를 바라는 이화인 공동 성명 발표' 기자회견이다. 참석자들은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과거 미군에 여학생들을 성 상납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이사장은 "어렸을 적 가족 앨범에서 이모가 잔디밭에 미군과 앉아있는 사진을 봤다"며 "여대생들이 미군들과 커플이 돼 집단 미팅하는 듯한 사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모가) 김활란에게 걸렸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김활란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고은 이사장은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 대표가 해당 영상을 공유하자 정치권 일각에서 '이화여대생 미군 성 상납' 주장으로 논란이 된 김 후보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후보의 발언이 논란된 뒤 침묵을 지켜온 이 대표가 처음으로 밝힌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은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글과 영상을 올린 뒤 1시간 만에 이를 삭제하고 "실무자의 실수"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직접 올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여권은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 대표를 "사람인 '척'하는 하이네나"라라고 비난하면서 실무진이 이 대표 몰래 SNS 게시물을 올릴 수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그들(실무진)의 꼭두각시에 불과한가 보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전날 논평을 통해 "김 후보의 망언을 규탄하는 이화여대생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으면서 김 후보의 발언을 옹호하는 측의 목소리는 ‘역사적 진실’이라며 공유했다"면서 "이 대표가 김 후보의 각종 여성 비하 발언에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이화여대생을 향한 왜곡 비하에도 묵묵부답했던 것은 결국 김 후보의 발언에 동조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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