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 본입찰 예정...채무 부담 난관

효성 비나 케미칼 공장 전경. 사진 = 효성화학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효성화학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높은 부채비율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회사채 수요예측까지 실패했다. 남은 건 캐시카우 역할인 '특수가스 사업부문' 일부 지분 매각이다. 

9일 효성화학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년 내 갚아야할 차입금(이자 포함)만 1조6624억원에 달한다. 전체 차입금(2조5770억원)의 64.5% 수준이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사업부 일부 지분 매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는 삼불화질소(NF3)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과정에 쓰인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사업부를 분사한 뒤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인데, 신설 회사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의 청주와 울산 공장을 합하면 연간 8000톤 규모의 NF3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량 기준 세계 3위로, 향후 지분 매각이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효성화학은 재무 부담을 한층 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화학은 부채비율이 5000%에 육박하고, 신용등급까지 BBB+로 떨어졌으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월에도 12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 예측을 진행했지만, 당시에도 산업은행이 인수하기로 한 700억원을 제외하고 매수 주문이 없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7916억원, 영업손실은 188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손실 규모는 3367억원으로, 2년 만에 5000억원 넘는 적자가 쌓였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특수가스사업부가 효성화학에서 물적분할되더라도 채무 부담에 연대책임이라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상법상 분할 또는 분할 합병으로 인해 설립되는 회사나 존속하는 회사는 채무에 관해 연대해서 변제할 책임이 있다. 특수가스사업 부문에도 1800억원 규모 순차입금이 있다. 채무와 관련한 내용도 인수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IB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의 NF3가 시장 1위 사업자도 아닌 데다 소수지분일 경우 프리미엄(할증 요인)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소수지분 인수를 위한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는 △글랜우드크레딧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IMM인베스트먼트 △IMM크레딧솔루션 등을 포함한 6곳이 이름을 올렸다. 주관사는 UBS와 KDB산업은행이다. 향후 한달여간 실사에 돌입해 이르면 상반기 중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불황이 길어지고 있으나, 특수가스 부문 NF3 분사 계획이 잘 진행되면 재무구조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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