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HDC현산, 조합측에 4월 말까지 공사비·공사기간 확정 요청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데일리한국 이연진 기자] 서울 송파의 중심인 잠실 인근에 있는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을 해소하고 예정대로 내년 준공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 측에 따르면 시공사가 세 번째 제시한 공사비를 놓고 이달 중 총회를 열어 최종 승인을 위한 조합원들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잠실 진주아파트는 지난 1980년 1월 입주한 송파구의 상징적인 아파트로 45년차를 맞아 잠실래미안아이파크로 탈바꿈하기 위해 이미 철거가 진행된 상태다.

총 16개 동, 1507세대 규모였던 단지는 재건축 후 지상 35층, 23개 동, 2678가구의 대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일반 분양 물량도 819가구에 달한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에 위치한 이 단지는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이 바로 인접해 접근성이 우수하고 유동인구도 많아 주거 선호도가 높다.

잠실역에서 도보로 7~10분 거리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에는 펜스가 설치돼 있고 공사 차량들이 건설자재를 싫어 나르며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잠실역에서 도보로 7~10분 거리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에는 펜스가 설치돼 있고 공사 차량들이 건설자재를 싫어 나르며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단지 왼쪽 맞은편에는 잠실르엘아파트 공사가 한창이고 북측으로는 송파구에서 헬리오시티 다음으로 큰 파크리오가 자리하고 있어 대단지 새 아파트가 들어선 이후의 미래가치를 확인 수 있다.

잠실진주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원래대로 실시됐다면 지난해 일반분양을 진행하고 2025년 상반기 중 준공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이 단지는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여러차례 지연되면서 일반분양과 입주가 미뤄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한 재개발 착공 이후 땅다지기 작업 중 국보급 문화재가 발견돼 사업이 중단되는 일도 발생했다.

잠실 진주아파트는 앞서 2015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2019년 거주민들의 이주를 완료하고 2020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철거와 착공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후 공사비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발생했다. 이 문제로 1년간 공사가 아예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잠실래미안아이파크의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1년 3.3㎡당 공사비를 당초 510만원에서 660만원으로 한 차례 인상하고 중단됐던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이후 지난해 10월 시공단은 원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설계변경, 문화재 발굴 등을 이유로 평당 889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재요청했다.

이에 조합원들은 한 차례 인상한 공사비를 다시 올려줄 수 없다고 반발했고, 임시총회를 열어 두 번째 인상안을 조합원 과반수 반대로 부결했다. 

조합원들은 시공사의 요청대로 공사비를 올려주면 분담금이 증가하고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회에 걸친 공사비 인상안을 조합이 받아들이면 조합원 1명 당 1억원 정도의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기간을 두고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공단은 공사지연 등으로 공사기간을 9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요청했지만 조합은 총회에서 부결처리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잠실래미안아이파크의 시공단은 올해 초 조합에 3.3㎡당 공사비로 823만원의 타협안을 제시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10월 요청한 공사비 889만원 대비 7.4% 줄어든 금액이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공사 현장. 사진=이연진 데일리한국 기자

시공단은 조합에 4월 중 공사비와 공사기간 등의 내용을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입장차이가 큰 만큼 이달 중 합의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현장은 사업 기간이 지연되면서 분양가 산정, 입주자 모집공고 등 모든 분양 일정이 연기되고, 입주시점과 완공시점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시공사 측은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공사비가 많이 올라 인상안을 제시할 수 밖에 없었고 부담금이 늘어나지만 향후 시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반해 조합 측은 입주시점 지연에 금융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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