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처음…엔저 ‘급가속’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158엔까지 치솟았다. 엔화 가치가 1달러당 158엔대로 추락한 것은 1990년 이후 34년 만이다.

일본 매체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7일 최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발표 이후 엔화 약세가 가속도를 내면서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158엔선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0~0.1%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0.1%였던 기준금리를 올려 17년 동안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냈다.

가즈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며 "당분간은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26일 낮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6엔선을 넘어섰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이 전해지고서는 157엔을 넘봤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1월 2일만 해도 1달러당 140엔 수준이었으나, 가파르게 우상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최저 수준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가즈오 총재의 발언은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 엔저를 가속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근 엔화 약세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일본 당국이 시장에 개입할지 주목된다. 닛케이는 “엔화 가치가 이번주 1달러당 3엔 이상 떨어져 드문 낙폭을 보였다”며 “일본 당국이 시장에 개입한 2022년 9월과 10월도 한 주간 3엔 전후의 엔저가 나타났던 시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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