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독립 후 몽골 시작으로 해외 진출 박차
제2의 도약 위해 새로운 K-편의점 혁신 시도

몽골 CU. 사진=BGF리테일 제공
몽골 CU. 사진=BGF리테일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편의점에도 세계적인 브랜드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이 대한민국 편의점의 한류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쌓아온 전문 노하우와 시스템을 토대로 'K-편의점' 수출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브랜드로 독립 후 해외 진출 박차

1990년 BGF리테일은 편의점이 국내에 막 도입되던 당시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Familymart’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관련 비즈니스 노하우가 전무했던 터라 사업이 발달했던 일본 브랜드를 로열티를 주고 빌려 사용했다.

그러다가 2012년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2014년 주식 상장을 통해 IMF 때 일부 차입했던 일본 쪽 지분까지 모두 청산하면서 완전한 독자 경영의 길을 열었다.

이후 2018년 4월 BGF리테일은 몽골 기업인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 울란바토르에 CU샹그리아점을 개점하며 업계 최초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BGF리테일이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은 2012년 라이선스 계약 종료 및 국내 독자 브랜드로의 전환 이후 약 6년 만의 쾌거다.

이는 로열티를 지불하고 외국 브랜드를 사용해오던 프랜차이지 국내 기업이 브랜드 독립 후 프랜차이저로서 해외에서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CU샹그리아점을 시작으로 현재 약 382개 점포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몽골 편의점업계에서 7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에 오르며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몽골에 첫 진출한 2018년부터 1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 약 26개월, 200호점까지 약 18개월이 걸렸으나 3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 약 10개월에 소요된 것으로, 꾸준한 사업 실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가 몽골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몽골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BGF리테일은 CU의 성공적인 몽골 진출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기업인 마이뉴스 홀딩스의 자회사 MYCU Retail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4월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 CU 1호점을 오픈한 후 지난해 7월 100호점을 돌파했다.

이는 말레이시아 편의점업계 역대 최단 기간 100호점 기록이며 현재 139점을 운영 중이다.

말레이시아에서 CU의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뜨겁다. 1호점 개점 때부터 점포 앞에 100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서며 하루 평균 1000명, 최대 3000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지난해 6월에는 세 번째 해외 진출 국가를 카자흐스탄으로 정하고 현지 기업 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 CU Central Asia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 3월 카자흐스탄 첫 편의점인 CU아스타나스퀘어점을 현지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 오픈했다.

이밖에도 우수한 상품력을 바탕으로 미국, 중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몽골, 베트남, 코트디부아르, 키르기스스탄 등 20여 개 국가로 라면, 과자, 음료 등 다양한 PB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인기인 CU. 사진=BGF리테일 제공
말레이시아에서 인기인 CU. 사진=BGF리테일 제공

◇제2의 도약…K-편의점 입지 굳힌다

BGF리테일은 현재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조호바루, 말라카, 페낭 등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조만간 말레이시아 동부 지역(보루네오섬)으로도 출점 범위를 확장해 올해 말까지 160점, 향후 500점 이상의 CU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내 CU의 신규 출점 및 브랜드 전환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객수, 매출 등의 모든 사업 지표에서 글로벌 편의점들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CU의 가시적 성과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마이뉴스 홀딩스의 주가는 BGF리테일과 협약을 체결하기 전보다 2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BGF리테일은 그동안 쌓아온 IT 역량과 노하우를 집약한 ‘BGF 글로벌 IT시스템’을 통해 현지 파트너사와의 유기적인 협업을 이어감으로써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말레이시아 가맹사업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올해까지 50개 점포, 5년간 총 50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1호점인 CU아스타나스퀘어점은 맞은편에 계절별 색다른 축제를 즐기는 대형 아스타나 광장이 위치해 있어 이에 맞춘 시즌별 전용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접 국가까지 추가로 진출해 글로벌 K-편의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고 대한민국 편의점의 경쟁력과 우수성을 해외에 전파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국가 진출을 통해 글로벌 CVS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