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전년비 5.1% 증가 그쳐
엄주성 대표, 기업금융에 힘줘 1분기 IB 수수료 급증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사진=키움증권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사진=키움증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리테일 시장 점유율 30%의 벽이 무너졌으며 1분기 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도 5% 증가에 그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엄주성 신임 대표는 기업금융(IB)에 힘을 주기 시작해 1분기 준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향후 사업 다각화를 위해 IB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한 244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증시 훈풍이 불어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예상됐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가량 증가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으며 NH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22.4% 증가했다.

증권가는 키움증권의 올 1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순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24.4% 상회했다"라며 "해외주식 수수료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상회한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을 시현했다"라고 분석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세 증권사 역시 주요 요인으로 모두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개선을 꼽았다.

키움증권의 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같은 기간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무려 30.1%나 증가했으며 KB증권은 21.7%, NH투자증권은 17.9%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증가세다.

최근 경쟁사들의 수수료 혜택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토스증권을 비롯한 인터넷 증권사의 참전으로 리테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키움증권의 리테일 강자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리테일 시장 점유율은 29.5%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하락해 30% 벽이 무너졌다.

그간 키움증권의 캐시카우였던 리테일 사업이 정체기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올해 초 취임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IB에 힘을 주기 시작했으며 올 1분기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분기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2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 1분기 54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키움증권은 1분기 코셈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했으며 5000억원 규모의 SK엔무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과 송도 국제화 복합단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딜을 주선하기도 했다. 또 LS전선과 현대카드, 롯데쇼핑, 대한항공 등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에도 나섰다.

특히 키움증권은 우량 부동산PF 딜 주선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부동산 PF 딜 주선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키움증권이 우량 부동산 PF를 선별해 주선하고 있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리테일에 비해 부동산 PF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지난해 부동산 PF 충격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향후 IB부문에서 우량 딜 선택과 집중에 힘쓰며 IPO 빅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이 코스닥 상장을 주관하는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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