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후 9년 만의 중국 총리 방한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회담을 가진 지 8개월 만이다. 두 정상은 상호 존중에 기반해 통상 등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 총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중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중 양국이 양자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지난 2022년 11월 시진핑 주석과 만나 이를 위한 유익한 협의를 한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하고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한중 양국이 직면한 공동 도전과제가 엄중한 것도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0여 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하며 서로 발전과 성장에 기여해 왔듯이 오늘날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무원 총리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15년 리커창 총리 이후 9년만"이라며 "이번 방한이 더욱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한국 정부가 보여준 환대에 감사를 표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윤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리 총리는 지난 30여 년에 걸친 한중 수교 역사를 언급하면서 "중한 양국은 항상 상호 존중을 견지하고 평등한 대화와 진심 어린 의사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우호와 상호 신뢰를 심화시켜 왔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우리는 개방과 포용을 견지해 공동의 정신으로 공감대를 모으고 차이점을 해소하며 좋은 협력의 분위기를 유지해 왔다"며 "호혜 윈-윈을 견지하고 실질적 협력과 이익의 융합을 강화해 공동 발전과 번영을 촉진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모든 소중한 경험에 대해 우리는 함께 소중히 여기고 오래도록 견지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한국 측과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이 의장국으로 제9차 중한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에 한국 측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부 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정재호 주중대사,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우 정룽 국무위원 겸 국무원 비서장, 진 좡룽 공업정보화부 부장, 왕 원타오 상무부 부장, 쑨 예리 문화여유부 부장, 마 자오쉬 외교부 상무부부장, 싱 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청사 입구로 나가 리 총리를 영접했고, 리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한 뒤 본격적인 회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