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하지 말라고 한 일 또 벌여…일거리 생기는 것은 당연"

9일 오전 서울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대남 풍선.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9일 오전 서울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대남 풍선.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1일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따른 대응으로 또다시 '오물 풍선'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국경 부근에 또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 짝들이 널려졌다"면서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앞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12시(자정) 사이에 경기 파주에서 북쪽으로 대북 전단과 이동식저장장치(USB), 1달러 지폐 등이 담긴 대형 풍선 20개를 띄웠다고 밝혔다.

USB에는 드라마 '겨울연가'와 가수 나훈아·임영웅의 노래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지난달 10일과 이달 6일에도 대북 전단을 살포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보도를 통해 혐오스러운 탈북자 쓰레기들은 삐라를 우리 국경 너머로 날려보낸 데 대하여 숨기지 않았다"며 "그 쓰레기들이 자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북한의 오물 풍선과 탈북민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경일 파주시장은 전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과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국회와 정부에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지난 2일 서울 서초구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한편 북한은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남측으로 오물 풍선을 4차례 살포했다. 또한 대북 전단이 다시 북측으로 넘어올 시 백배의 오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응해 지난 9일 접경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가 중단한 바 있다. 북한이 다시 오물 풍선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우리 군 당국의 대응 수위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