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 7~9월 강수량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할 확률이 80%라고 한다. 빗길 교통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마철엔 시야확보가 어려워 방어운전에 제약이 크다. 젖은 노면에서는 도로와 타이어 사이에 물이 쉽게 빠지지 않아 수막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며 공기압이 빠져 파손(펑처) 발생도 잦다.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2019~2023년 여름철에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2만7266건으로, 전체 빗길 교통사고의 41%가 이 시기에 집중됐다. 특히 7월에만 1만325건이 발생, 177명이 사망하고 1만5406명이 다쳤다고 한다.
◇ 타이어 마모, 마지노선은 3㎜
타이어는 노면과 닿는 표면인 트레드에 세로로 깊게 새긴 그루브란 홈을 통해 주행 중 바퀴와 도로 사이의 물이 빠져나가도록 설계한다. 그런데 사용을 오래 해 많이 마모된 타이어는 트레드 홈이 얕아 배수능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이 장마철 전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교체를 권장하는 이유다.
한국타이어 자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시속 100㎞로 달리다 급제동 시 그루브 깊이가 7㎜인 새 타이어보다 1.6㎜로 마모된 타이어가 약 2배 더 멀리 미끌어졌다. 시속 80㎞로 회전구간을 통과할 때 새 타이어는 2~3m 미끌어졌는데,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도로 밖으로 이탈할 정도로 안정성이 떨어졌다.
타이어 점검 시 마모 한계선인 1.6㎜를 교체 기준으로 판단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빗길 운전을 고려했을 때 그루브 홈을 3㎜ 이상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여름철 주행, 공기압 낮출 필요 없어
더운 여름엔 평소보다 타이어 공기압을 5~10% 낮춰야 안전하다는 의견이 있다. 기온이 높고 아스팔트도 뜨거워 타이어 내 공기가 팽창할 것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타이어 업계에서는 여름철에도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개발 당시 더운 여름철 주행까지 고려해 계산한 수치인 만큼 굳이 공기압을 낮출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 수치보다 낮으면 접지면이 넓어져 회전저항이 커진다. 기름소비가 많아지는 건 물론 열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또, 주행 중 타이어 옆면이 물결 치듯 변형되며 파손되는 '스탠딩 웨이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공기압이 적정치보다 높은 경우 완충력이 떨어져 승차감이 나빠지고, 과도하게 부풀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트레드 중앙 부분의 마모도 빠르게 진행된다.
이밖에 빗길 운전이라 해도 여름철엔 2시간마다 한 번씩 휴식을 취하며 타이어 내부에 쌓인 열을 식혀주는 것이 좋다. 스페어 타이어가 있다면 공기압, 상처 유무, 트레드 상태 등을 점검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상처가 보인다면 가까운 타이어 전문점에서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