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표적 공습
하마스, 이스라엘 소행 주장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측은 이스라엘이 표적 공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31일 뉴욕타임즈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는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서에서 전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TV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성명을 인용, 하니예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또 IRGC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날 늦게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니예와 이란의 발표대라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4월19일 이후 102일 만에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이 된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하니예는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고,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며 총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고, 2007년부터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카타르에 머물며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참여해왔다.
하마스는 하니예의 사망 사실을 공식확인하면서 "우리의 지도자 하니예가 거짓된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급습으로 테헤란의 숙소에서 순교했다"며 "위대한 팔레스타인, 아랍, 움라(이슬람 공동체) 그리고 전세계 모든 자유민의 아들을 추모한다"고 밝혔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우리는 알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어 지명)를 해방하기 위한 전면전을 전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를 각오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SNSC는 이란의 국내외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이날 하나예 암살과 관련 이란의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주재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들을 비롯, 친(親)이란 무장세력 네트워크를 감독하는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 총사령관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