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5100만대가 넘는 자동차에 대한 대규모 리콜을 지시했다. 에어백이 의도치 않게 전개되거나 너무 강하게 펴져 탑승객에게 상해를 입힐 위험이 발견됐다.
완성차 제조사 13개사가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2010년대 후반 전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타카타 사태'가 재현될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NHTSA가 최근 ARC 오토모티브 및 델파이 오토모티브가 공급한 에어백 인플레이터에서 제작 결함을 발견했다. 충돌이 발생하지 않아도 에어백이 작동하거나, 전개 압력이 너무 강해 부품 파편이 탑승객 방향으로 튈 위험이 있다고 한다.
NHTSA 조사 결과 해당 결함으로 2009년 이후 미국에서만 최소 사망자 2명과 부상자 7명이 발생했다. 또 샘플 시험에서 해당 부품을 고정하는 용접이 충분치 않거나,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압력이 과도하게 높은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조사에 착수, 1차 리콜 규모를 약 5100만대로 잡았다. GM은 100만대 이상의 차량에 대한 리콜에 착수했다. 포드, BMW, 폭스바겐도 리콜을 진행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포르쉐, JLR(재규어랜드로버), 마세라티 등도 해당 에어백을 쓴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와 기아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델파이와 ARC가 라이선스 계약으로 제작한 부품이 1100만대분, ARC가 자체 생산한 부품이 4000만대분으로 추산된다. ARC는 결함을 인정할 수 없다며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델파이는 지난 2009년 스웨덴의 오토리브에 매각돼 리콜 대응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0년대를 뒤흔든 '타카타 사태'와 결함 내용 및 양상이 유사하다. 세계 에어백 공급 업체 2위로 점유율 20% 이상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던 타카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생산한 에어백 부품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 1억대분 이상 리콜에 대응하다 결국 지난 2017년 파산했다.
에어백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금속 파련이 탑승객 방향으로 튀어 부상을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다수 보고됐다. 미국에서만 11명 이상이 사망했고, 18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촉발된 타카타 사태는 우리나라를 포함 전세계에서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도 토요타, BMW, 스텔란티스가 미국서 타카타 에어백 관련 대규모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