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개관 이래 최초…예정된 공연은 그대로 진행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이 취소됐다. 독립기념관이 광복절 경축식을 열지 않는 것은 1987년 개관 이후 처음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독립기념관이 진행하는 광복절 경축식은 애초 오는 15일 오전 10시부터 겨레의집 일대에서 독립운동가 후손과 100여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광복절을 사흘 앞둔 이날 취소됐다.
독립기념관은 그동안 정부 행사와 별도로 광복절을 기념해 왔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됐으나, 개관 37년 동안 광복절 기념식을 열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독립기념관 측은 '기관장의 정부 행사 참석'을 취소 이유로 제시했으나, 지난 8일 임명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역사관'이 논란을 빚은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관장이 과거 밝힌 '일제 강점기가 도움이 됐다', '일제시대에 우리 국민은 일본 신민이었다' 등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광복회와 25개 독립운동가 선양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회(항단연)도 같은 입장을 냈다.
독립기념관 노조도 김 관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광복절 경축식을 별안간 취소해 광복절에 대한 너무나 가벼운 인식을 드러내고 많은 국민에게 당혹감과 실망을 줬다"며 "신임 관장으로 임명된 김형석은 독립운동가 후손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오히려 친일파들의 행적에 대한 재평가 및 독립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주장 등으로 세간의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오는 15일 자체 기념식을 연 뒤 외교부 장관에게 '일제 강점이 불법적이었고, 무효였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공식 질의서를 보내기로 했다. 같은날 항단연도 정부가 주최하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별도의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한편 독립기념관은 광복절 경축식을 열지 않지만, 15일 오후 2시30분부터 열리는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공연에서는 공군 특수비행단인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펼쳐진다. 또한 한얼국악예술단의 타악기 퍼포먼스와 그룹 코요태의 공연 등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