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로고. 출처 = 연합뉴스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로고. 출처 =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올들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재 안전성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3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정부 보조금 제외 상반기 R&D 투자금 합계액은 1조3575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1조2190억원) 대비 12%가량 증가한 것이다. 

삼성SDI가 특히 눈에 띈다. 올 상반기 R&D 투자금이 6932억원으로 전년 동기(5822억원) 대비 19%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기간 10% 늘어난 5199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다만 SK온은 전년 동기(1661억원) 대비 10.6% 감소한 1484억원에 그쳤다. 지속된 적자로 R&D 투자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을 보면 삼성SDI는 7.2%,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4.2%, 4.6%였다. 

무엇보다 안전성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SDI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구과제 6개 중 3개 항목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 개발로 나타났다. 제품 명칭으로는 전기 자동차용 각형 리튬 2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IT용 파우치형 리튬 2차전지 등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차세대 전지 개발, 고안전성 분리막 개발 등 안전성 관련 항목이 연구 과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높인 기술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SDI는 알루미늄을 외장재로 사용해 외부 충격과 열에 강한 각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며 제품 제작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각형 배터리 캔 위에 뚜껑을 달아 고온 가스가 발생하면 배출되는 가스 배출 장치를 적용해 폭발을 방지하는 방식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신설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본격 진행 중에 있다. 사진 = 삼성SDI
삼성SDI는 지난해 말 신설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본격 진행 중에 있다. 사진 =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초로 세라믹이 코팅된 안전상 강화 분리막(SRS)을 개발했다. SRS는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이 서로 만나는 것을 막아 열 폭주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지름 46㎜) 시리즈에는 내부 폭발 에너지를 배터리 셀 단위부터 외부로 빠르게 배출해 연쇄 발화 가능성을 낮추는 '디렉셔널 벤팅'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또 니켈 함량을 낮추고, 코발트·망간의 비율을 높여 안정성을 갖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연구 중이다. 

SK온은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인 팩 솔루션에 대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배터리 3사 모두 안전성과 성능을 높이기 위해 분리막을 지그재그 모양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도 채택했다. 이 기술은 양극과 음극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해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춰,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SK온은 이를 Z폴딩, 삼성SDI는 Z스태킹이라는 기술로 부른다. Z폴딩 공법은 SK온이 2019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했다. 삼성SDI는 2021년 5세대 각형 배터리부터 Z스태킹 방식을 도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특허 기술인 라미네이션&스태킹 공법으로 파우치 셀을 제조해왔는데, 최근 Z스태킹 방식을 적용했다.

이외에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시범 생산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완성차 업체에 시제품을 납품하는 단계다. 독자 개발한 고체 전해질과 리튬 음극재를 사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고 알려졌다.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목표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고분자-산화물 복합계는 오는 2028년, 황화물계는 2029년에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대 하디 카니 교수 연구팀과 기존 대비 이온 전도도를 10배 가량 높인 고분자 전해질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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