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대장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상승폭은 주춤
추석 이후 대출 규제 효과 일부 나타나지만 매수심리 높아
[데일리한국 이연진 기자]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상승폭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1%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0.26%)보다 축소됐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매물소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강남 등 선호지역 단지에 대한 국지적 상승 거래는 지속돼 아파트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강남뿐만 아니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핵심지역 외에도 강동구, 광진구와 경기도 다산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도 역대 최고가가 등장했다. 서울 강남권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지난해 연간 총 거래량·금액을 이미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거래량은 전국 30만1395건, 매매 거래총액은 139조3445억원이다. 이는 2023년 매매량 37만9934건과 거래총액 151조7508억원의 각각 79%, 92% 수준이다. 올해 8월 거래까지만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연일 강세를 나타내며 종전 최고 거래가격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신고가 비율이 8월 12.6%에 달했다. 상승거래 비중 역시 7~8월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주택 공급 부족, 전셋값 상승,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 등의 여파로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강남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나 대장주가 상승세를 이끌며 아파트값을 견인하고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금리 인하시기가 늦어지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2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시행 등 대출을 규제하며 자금줄을 옥죄고 있는 만큼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지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한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성수기를 맞은 분양시장에는 일반 물량이 대거 공급될 예정이여서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아파트 값 상승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는 속도는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영향이 없고, 전세대출 등 금융 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임대차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