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인쇄술 적극 활용…’인왕제색도’ 출시

조폐공사가 화폐 요판 인쇄술을 적용한 인왕제색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조폐공사가 화폐 요판 인쇄술을 적용한 인왕제색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조폐공사가 화폐 인쇄술을 활용해 요판화 사업에 뛰어들며 '예술경영'을 통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협업해 화폐 요판화 ‘인왕제색도’를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보유한 요판 인쇄기술을 그림 표면에 적용해 오돌토돌한 입체감이 특징이다. 

조폐공사는 요판 인쇄기술을 화폐 위·변조 방지를 위해 개발했다. 일반 그라비아 인쇄는 평면적인 느낌을 주는데 요판 인쇄의 경우 머리카락 굵기의 실선을 모아 하나의 평면을 완성한다. 그런만큼 화면이 고급스럽고 복제 불가능하다. 

조폐공사는 국내 유일의 제조 기반 공공기관인데 최근 신시장을 개척하고자 요판 인쇄기술을 활용한 문화상품을 선뵀다. 시범적으로 반 고흐의 작품 등을 인쇄해 상품화 가능성을 타진하다가 첫 화폐 요판화인 인왕제색도를 출시했다.

인왕제색도는 겸재 정선의 작품으로 인왕산의 웅장한 바위를 수묵화로 표현한 작품이다. 조폐공사는 이를 요판 인쇄술로 재현하며 미묘한 입체감을 더했다.

그림 속에 ‘인왕제색도’, ‘겸재정선’, ‘KOMSCO’라는 글귀를 미세문자로 인쇄해 가치를 더했다. 그림을 복사하거나 프린트할 경우 글자가 깨지거나 선이나 점이 나타나 위변조를 원천봉쇄했다.

또 조폐공사는 소형 그림에 인왕산의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호랑이와 한국 화폐 8종의 일러스트를 미세그림으로 숨겨 재미를 더했다.

대형 300장, 중형 500장, 소형 2000장 등 총 2800장만 한정 생산한다. 대형·중형 그림에는 화폐 요판화가의 친필서명과 작품 일련번호를 삽입했고 소형 그림 보증서에 일렬번호를 포함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예술경영’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에 적용되는 말이다. 유물, 미술작품, 공연예술을 상품화해 관객들을 끌어 모아 수익을 거둔다. 예술경영은 감성이나 정서를 가치화 하기 때문에 일반 경영과 접근법도 다르다.

조폐공사는 고유의 기술로 예술경영을 펼치며 고유의 위변조 방지 기술을 적용해 상품의 무형의 가치를 가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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