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SDF 등 통한 협업 활발, 수요 기반 구축 본격화

무한다축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부품 고정장치로 차량용 외판을 조립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무한다축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부품 고정장치로 차량용 외판을 조립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로봇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표준화 경쟁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로봇운영체제(ROS),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전략 등을 통한 수요 기반 구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4 로봇학습 컨퍼런스(CoRL 2024)에서 로봇 개발자가 이용 가능한 각종 시뮬레이션 도구를 선보였다.

로봇의 동작·제어 등에 관한 개발 툴을 제공 중인 엔비디아는 1X테크놀로지스(노르웨이), 어질리티 로보틱스(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미국, 모회사 현대자동차), 유니트리(중국) 등 로봇 제조사들을 자사의 AI 생태계로 유입시킨 상황이다. ROS 개발자에게 엔비디아 AI 모델을 제공하는 식이다.  

업종별 제조시스템 표준화 경쟁에서 자동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키워드가 핵심이 된 만큼 로봇을 둘러싼 제조사와 수요기업 간 헤게모니 경쟁은 치열해졌다.  

양측은 수요에 부합한 로봇 기능의 확보를 위해 ROS나 SDF 등에서 협력 관계를 취하고 있다. 동시에 자사의 솔루션을 선택하게끔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도 지속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SDF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트윈, 로봇, AI 등을 적용해 차량 생산 과정의 결함을 줄이고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현대차 로봇계열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부품의 종류를 인식해 정해진 위치로 옮기는 수준까지 나아갔다. 

두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또한 산업용 로봇을 잇따라 출시하며 스마트팩토리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기업과 업종별 생산 공정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로봇 기능 등 구축에 필요한 표준화된 툴을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봇를 구매할 수요 기업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지만 반대로 제조사가 수요 기반을 장악한 영역도 존재한다. 

협동로봇 강자 유니버설 로봇(UR, 덴마크)은 SI(시스템 인테그레이션)에 관한 표준 툴을 확보함으로써 UR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SI업계와 구축한 ‘UR 플러스’ 생태계를 통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의 약 50%를 점유 중이다. SI는 생산관리 시스템과 연계가 중요한 협동로봇에는 필수다.

로봇공학계 한 관계자는 “로봇 공급자들이 표준화라는 헤게모니를 가져가고 싶어하지만 쉽진 않다”며 “공급자 입장에서 말하는 표준화보다는 수요자가 추진하는 표준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