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NH증권, 제휴 트래블카드 출시
"해외여행·투자 나서는 청년층, 증권사 잠재고객"
일반환전도 출시 임박...신한증권 '1호' 예상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최근 유행인 트래블카드를 내놓았다. 신규 고객이 될 확률이 높은 청년들인 만큼, 다양한 편의성을 어필해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래블카드의 출시로 점화된 환전 중심의 고객 유치 경쟁은 일반환전 서비스로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일반환전 업무가 대형 증권사들에게도 허용되면서 각종 혜택과 이벤트로 투자자들에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나무 트래블월렛' 카드를 출시했다. 이번 제휴로 NH투자증권은 나무증권 앱에 트래블월렛 서비스를 탑재했으며 고객들은 외화 선불금 충전부터 카드 발급, 거래 내역 조회 등 해외여행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앱 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트래블월렛은 이용자 수와 결제액 부문에서 1위를 기록 중인 업체로 45개 외화를 적은 수수료를 내면서 환전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에는 유안타증권이 코나카드와 제휴해 '유안타 트래블제로' 카드를 내놓았다. 유안타 트래블제로 카드는 유안타증권의 위탁계좌나 CMA 계좌와 연동하게 되면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필요한 만큼 자동으로 환전돼 결제된다. 특히 해당 카드는 국내에서 이용 시 실적에 상관없이 결재액의 0.3% 캐시백해준다.
트래블카드 시장의 경우 이미 5대 금융지주가 모두 참전해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격전지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카드가 2022년 7월 출시한 이후 올해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NH농협카드가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쟁에 불이 붙게 됐다.
이에 이번 증권사들의 트래블 카드 출시가 시장에 다소 늦게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관측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과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증권사 간의 경쟁 심리가 더욱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라며 "투자에 새로 뛰어드는 젊은 투자자들에게 트래블 서비스 등은 차별점으로 다가갈 수 있어 투자자 유치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또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다른 은행, 증권으로 이체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줘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트래블카드 출시는 내년 예상되는 증권사들의 일반환전 서비스 경쟁의 전초전으로, 일반환전의 경우 대형 증권사들이 대거 나서면서 열띤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반환전이란 투자 등의 목적이 아닌 여행, 업무용으로 환전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은행을 통해서만 일반환전이 가능했는데,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하면서 증권사들의 일반환전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증권사들의 경우 이미 이벤트 등으로 환전 수수료 우대를 90%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일반환전에도 적용한다면 기존 은행권과의 경쟁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데, 여행용 환전과 투자용 환전을 한 증권사에서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에 기재부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한해 일반환전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현재 종투사로 지정된 9곳이 모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키움증권이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증권사 일반환전 업무 인가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 9월 신한투자증권이 2호로 인가를 얻으면서 빠르면 연내 서비스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일반환전도 결국 출혈경쟁이 될 확률이 높은데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적극 나설 필요를 못 느낀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일반환전이 본격 개시된 후 시장의 반응을 보고 동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증권사 1호 일반환전 서비스 개시는 신한투자증권이 차지할 확률이 높다. 지난 9월 2호로 인가를 획득한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시스템 개발 및 정비 막바지 단계로, 빠르면 이달이나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증권사 일반환전 인가를 처음으로 받은 키움증권은 서비스 출시 일정에 대해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 등은 현재 인가를 준비 중이며 삼성증권은 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