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지주 회장·CFO 소집해 시장점검
금감원, 여신·자금 담당 부행장들과 간담회
금융당국 수장들 해외 금융사들과 적극 소통
금융지주들 유동성 리스크 선제적 관리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금융당국과 금융지주가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금융시장 유동성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한 유동성 확보는 물론, 해외 금융사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와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소집해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전날에는 김병환 금융위 위원장이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5대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자회사 유동성과 건전성을 점검하고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금 운용에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도 전날 박충현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여신·자금 담당 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김병환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들을 만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야마지 히로미 일본 증권거래소그룹(JPX) 대표를 면담했다. 이어 외국계 금융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우리나라가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도 글로벌 IB 애널리스트와 간담회를 개최하며 소통에 나섰다.
비상계엄 사태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에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거래시장에서 전거래일 오후 종가(1419.2원) 대비 17.8원 오른 1437.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24일(종가 143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15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10.1원 내린 1426.9원에 거래를 마쳤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외 환경 변화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대응 여력 부족 등이 원화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5월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금융지주들도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국내외 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대내적으로는 리스크 전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그룹 해외진출 국가에서의 한국 금융시장 상황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및 현지 금융당국·중앙은행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 24시간 상시 대응체제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현지 금융감독·중앙은행·투자자 앞 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알리는 선제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