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용구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홍해 사태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등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된 한 해다. 치솟았던 해상운임이 하향안정화되고 있지만 당분간은 예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선사들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요구하고 나서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키웠고, ‘안전투자 공시’에 대한 민·관의 대응책 마련이 본격화됐다.
◇ '녹색해운항로' 구축 안갯속
해양산업 전문가들이 모인 토론장에선 해상운송 전 과정의 탄소 배출을 없애는 ‘녹색해운항로’가 주된 화두였다. 녹색해운항로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연료비, 인프라, 기술성숙도, 제도 등이 장애물은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았다.
탄소배출과 에너지 효율에 관한 화주들의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졌다는 목소리가 컸다. 국제해사기구와 유럽연합 등의 관련 규제가 제각각이란 점을 언급하며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규제의 대상인 퍼스트무버들이 오히려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을 전하며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 안전투자 공시 앞두고 분주
내년 7월 국내 선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안전투자 공시제도’를 앞두고 민·관은 지난 5월 중순부터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제도 시행에 따라 업체들은 안전에 지출한 비용을 공시해야 한다.
공시 항목으로는 선박 관리비, 인적 자원 관리비, 안전 품질 경영 체제, 선원 교육비, 시설 투자비 등이 거론된다.
안전투자에 대한 기업 간 객관적인 비교와 구분이 쉬워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다만 공시 기준의 범주를 정하는 데 있어 애매한 부분이 적지 않다. 안전 파트 종사자의 ‘활동비’를 안전 투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대표적이다. 여타 산업군에 적용되는 표준안전관리비 책정 방식을 해운업계에 도입할지도 관심사다.
◇ 해상운임 ‘기형적 폭등’... 하향안정세 찾아
홍해 지역 군사 충돌에 따른 희망봉 우회와 기상 상태로 인한 항만 컨디션 악화, 미국의 대중국 관세 등 영향으로 해상운임은 치솟았다. 오름세가 절정에 이르던 지난 7월 국내 수출입기업들은 정부에 선복(적재 공간) 지원 등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공행진하던 운임은 8월 중순부터 하락 조짐을 보였다. 선박 투입 증가, 중국 내 조강 생산량 감소 및 원유 처리량 감소 등 영향으로 차츰 안정세로 돌아섰다.
◇ 美 동부항만 파업 혼란
국제항만노동자협회와 미국해운연합의 협상 난항으로 불거진 미국 동부·동남부 항만 파업이 10월1일부터 3일간 단행되면서 시장은 혼란을 겪었다.
미 서부로 물량이 쏠리면서 철도, 차량 등 육상 이송 수요가 급증했고 파업 후 한 달여 간 공급망 혼잡이 이어졌다.
중국 국경절 기간에 나타난 운임의 변동 추이가 예년과 달랐다는 것은 특이점이다. 물량 급증에 따라 통상 국경절 약 2주전부터 운임이 오르기 시작해 연휴가 끝난 직후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물량 쏠림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 글로벌 선대 경쟁 과열
내년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을 앞두고 주요 선사들의 규모 경쟁은 한층 과열됐다. 선대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신규 선박 발주와 용선 계약 체결 소식이 이어졌다.
호황기였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선사들의 투자여력이 확대된 점도 속도전에 불을 붙였다.
얼라이언스 재편에 따른 운영 항로 조정, 선복 교환 방식의 변화 등을 두고 선사들이 사전 대응에 나서면서 선박 재배치, 임시 결항 등 변수도 커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