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신년사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경제의 호황 지속으로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 상황은 더 엄중하다.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됐지만, 금리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점검해 나가야 한다"며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여건과 중첩돼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전례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며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얼마전 발표한 한국은행 보고서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포함한 경제 시스템 전반이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며 "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 할 때이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도 풍랑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부 정책에 조언하며 대외 신인도를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올해 우리 앞에 놓여진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하지만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며 "손자병법의 ‘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Never waste the opportunity offered by a good crisis)’라는 서양 격언은 모두 ‘위기는 곧 기회’라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해야할 것부터 차분하게 실천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