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 증가했지만 3년 연속 감소세
환율 급등세로 위험가중자산 늘어 보통주자본비율 영향
"지주 실적 감소 요인이지만 컨센서스 하회할 가능성 낮아"

4대 금융지주 전경. 사진=각 금융지주사
4대 금융지주 전경. 사진=각 금융지주사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권이 방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환율 급등에 따른 금융권과 시장 영향도 상당하다. 환율 하방 압력에 필요한 외환보유액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환율 급등에 따른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을 우려하면서, 지난해 실적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았던 환율이  지난해 12월 27일 1486.7원대를 기록하며 1490원을 목전에 뒀었다. 환율이 148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지만 외환보유액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6억달러(약 611조763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말보다 2억1000만달러 증가한 규모다. 

다만 지난해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2019년(4088억2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였다. 지난 2023년 말(4201억5000만달러)과 비교해도 45억5000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환율 방어에 필요한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것은 한은에 맡긴 은행들의 외환예수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달러화 강세(가치 상승)에 따른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의 외환보유액 축소 요인에도 불구하고, 분기 말 효과로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이 늘고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도 더해졌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충족시키려고 보유 중인 달러를 한은에 예치한다. 한은 외화예수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일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대를 돌파한 지난 12월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대를 돌파한 지난 12월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까지 급등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9.90원(-1.35%) 하락한 1449.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450원대를 기록한 것은 8거래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에 보인 것은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효과와 트럼프 관세 정책 완화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민연금이 전략적으로 환헤지를 할 경우 국민연금의 일부 해외 자산이 달러화돼 외환시장에 풀리면서 환율을 방어할 수 있다. 한은은 최근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가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기업 밸류업을 추진 중에 있는 금융지주들의 보통주자본비율에 대해서는 우려감이 나온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기업 밸류업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다. 보통주자본비율이 높을 수록 주주환원 규모가 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환율이 치솟으면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해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가량 오르면 보통주자본비율이 0.01~0.03%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본다. 이에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4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말 금융지주사의 보통주자본비율은 KB금융 13.8%, 신한금융 13.13%, 하나금융 13.17%, 우리금융 11.96%이다.

다만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이 하방 압력은 기우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의 연말 보통주자본비율에 시장 관심이 쏠려 있지만 여기 집착할 필요는 없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 발생과 은행들의 명예퇴직규모 확대 등은 실적 감소 요인이지만 몇몇 은행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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