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변호인 선임해 일정 조율"…경찰, 강제수사 등도 고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경호처장이 또다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벌써 두 번째 거부다. 경호처는 변호인이 아직 선임되지 않아 출석이 어렵다는 견해를 전했지만, 경찰은 체포영장 신청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경호처 등의 방해로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만큼, 2차 집행을 앞두고선 강제수사 의지까지 내비치는 등 초강수를 두는 모양새다.
대통령경호처는 7일 언론 공지를 통해 "(박 경호처장의)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아 오늘 출석이 어렵다"며 "내일(8일) 중 변호인을 선임해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이달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을 지휘해 관저 입구를 봉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이 촉발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내란 혐의 피의자로도 입건돼 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3시간 전에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게 삼청동 안전 가옥으로 오라는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이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박 처장은 지난 4일에도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불응했다. 당시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 경호 업무와 관련, 엄중한 시기로 대통령경호처장을 비롯한 주요 지휘관은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박 처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경찰의 신경은 곤두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1차 집행 실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간 띠'가 박 처장의 지휘에 따른 33군사경찰대와 55경비단 병사들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2차 집행에 있어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박 처장을 비롯한 경호처의 숨통을 바짝 조이고 있다. 전날에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경호처 직원들이 2차 집행을 방해할 시 잡아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차 집행 때 동원된 특별수사단 120명 외에 경찰특공대나 형사기동대 투입 여부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차 집행 때는 경찰과 경호처의 대치가 한 층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이 박 처장을 압박해 경호처의 저지선을 사전에 약화시키려는 의도지만, 경호처 역시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박 처장은 지난 5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호처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처장은 "대통령경호처는 무작정 수사기관의 법 집행을 방해하고자 하는 뜻이 아니다"면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상태지만 국민의 손으로 뽑은 현직 대통령이 분명하고 법이 정한 대로 상응한 경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편법, 위법 논란 위에서 진행되는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경호처가 응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판단했다"며 "이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저는 어떠한 사법적 책임도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박 처장 외에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이광우 본부장에 대한 조사가 예정돼 있다. 8일 오전 10시에는 김 차장, 오후 2시에는 이진하 본부장에 대한 출석요구서가 통보됐지만 이들이 경찰의 요구에 응할 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