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내부통제 강화 위한 조직개편
은행권, 내부통제 관련 시스템 구축 잰걸음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손희연 기자] 올해부터 책무구조도가 시행되면서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내부통제 강화에 만전을 기한다. 금융지주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에 나섰다. 은행권은 내부통제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거나, 준법경영·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사후관리 심사를 인증받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10개 금융지주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포함한 54개 은행이 지난 2일 책무구조도 제출을 마쳤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린다. 중대 금융사고가 일어날 경우 임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책무구조도를 실시하는 만큼, 금융지주와 은행권은 내부통제 강화에 분주하다.
KB금융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있던 본부급 조직이 대표이사 직속의 소비자보호담당(C-level)으로 확대 재편됐다. 특히 KB금융지주 및 계열사 내부통제 조직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부서명을 ‘준법추진부’로 일원화해 보다 체계적이고 긴밀하게 내부통제 효율화를 추구해 나간다.
국민은행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히 하는 동시에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련 책임을 더욱 강화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영업으로 ‘KB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신한은행은 내부통제에 AI를 접목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AI를 활용한 ‘이상징후 탐지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AI를 접목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잠재적 금융사고 방지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신년사에서 "빈틈없는 내부통제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인 만큼, 2025년을 내부통제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며 "책무구조도를 바탕으로 전행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점검 커버리지를 더욱 확대해 한 층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내부 법령통지시스템과 내규관리시스템을 통해 법규 및 내규를 임직원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내부고발 제도 활성화, 윤리강령 및 내부통제 교육 시행 등 부패방지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 하나은행은 한국표준협회(KSA)가 실시한 준법경영시스템(ISO 37301) 및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 국제표준 사후관리 심사도 통과했다.
ISO 373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해 시행 중인 준법경영시스템의 국제표준 가이드라인이다. 기업 경영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준법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 이를 통제 및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ISO 37001 역시 ISO의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요구사항 및 사용 지침이다. 기업이 부패방지를 위해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경영시스템을 수립 및 실행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시중은행 최초로 ISO 37301과 ISO 37001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으며, 올해 인증 유지를 위한 사후관리 심사를 통과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의 내부통제체계 및 준법경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룹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외부 법률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를 영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11월 그룹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감사위원회 산하에 ‘윤리경영실’을 신설했다. 윤리경영실은 △그룹사 임원 감찰 △윤리정책 수립 및 전파 △내부자신고 제도 정책 수립 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금융권 처음으로 시행되는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 총괄하게 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취임사에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정 행장은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되어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