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영향 없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예의주시
장기화에 대비해 원자재 공급 등 대책 마련에 총력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내 식품업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기회의 땅으로 불리던 러시아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던 식품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에 진출한 오리온, 팔도, 롯데제과, 오뚜기, 빙그레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제결제망, 스위프트(SWIFT) 퇴출과 수출규제 등이 분쟁 장기화시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분석하며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오리온 제공
사진=오리온 제공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업은 오리온이다. 오리온 측은 "현재 영향은 없다"면서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원자재 공급에 총력을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러시아 법인 매출액이 전년보다 31.4% 성장한 1170억원을 달성했다. 현지 제과시장 진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에 트베리주 크립쪼바에 신공장 완공하고 파이, 비스킷 등 신제품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까지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는 3개월분 가량 확보됐다"며 "분쟁 장기화 시 중국 법인을 통한 원자재 수입도 검토해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hy의 자회사 팔도도 러시아에서 도시락 라면을 생산, 판매 중이다. 지분 49%를 투자해 지난 1986년 도시락을 출범시킨 후, 1991년 적극적인 현지화에 힘입어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에서 생산하는 도시락은 현지에서 소비된다. 확인 결과 스위프트 리스트에 현지 거래 은행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도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서 조심스레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제과 제공
사진=롯데제과 제공

롯데제과, 오뚜기, 빙그레 등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롯데제과는 러시아 칼루가주 오브닌스크시 공장에서 초코파이 4종(오리지널, 카카오, 바나나, 딸기)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에는 러시아 현지 법인(LOTTE KF RUS)에 약 340억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 라인 및 창고 건물을 증축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몽쉘을 현지화해 선보일 계획이었다.

마요네즈 현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뚜기와 인기 스낵 중 하나로 꼽히는 꽃게랑을 수출하는 빙그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글로벌 물류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환율리스크(루블화 평가절하) 탓에 러시아 내 수입품 단가경쟁력이 다소 약화됐다"며 "이번 사태로 원자재 상승 등이 발생한다면 다시 한 번 물가 상승 등 연쇄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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