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실제는 가격 저렴한 것 아니라 보장범위가 좁은 것"

보험/제공=게티이미지뱅크
보험/제공=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고객이 필요한 보장만 골라 설계하는 DIY보험 경쟁이 치열하다. DIY보험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지만 실제 가격은 비슷한 상품의 평균가격보다 크게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DIY암보험은 일반적이 암보험보다 오히려 가격이 비쌌다. 보험전문가들은 DIY보험은 가격이 저렴한 것이 아니라 보장범위가 좁은 것이기 때문에 계약할 때 꼼꼼하게 따져야한다고 조언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흥국생명과 MG손해보험, 동양생명 등 보험사들이 앞다퉈 DIY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이 밖에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KDB생명 등에서도 DIY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DIY보험은 고객이 스스로 필요한 보장만 골라 설계하는 보험상품이다. 특히 이 상품은 소비자의 가족력, 경제력 등에 따라 개개인에 맞는 보장을 고르며 일반 건강보험에 비해 저렴하다.

DIY보험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이다. 보험업계는 이 상품을 통해 보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보험에 관심이 적은 MZ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실제 DIY보험은 다른 상품과 비교해 저렴할까?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DIY보험의 보험가격지수는 일부상품은 평균가격보다 훨씬 높았고, 또 가격이 저렴한 상품들도 평균수준에 불과했다.

보험가격지수는 보험사별로 같은 유형의 상품을 평균해 100%으로 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특정 보험 상품의 가격 수준을 숫자로 표시한 지표다. 예를 들어 보험가격지수가 80%이면 비슷한 유형의 상품 평균 가격에 비해 20% 저렴하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보험가격지수가 낮은 상품이 가격 면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DIY암보험의 가격은 일반적인 암보험 평균가격보다 비쌌다. 지난해 출시된 NH농협생명의 ‘쏙쏙골라암보험’의 보험가격지수는 최대 170.8%로 나타났고, 지난달 출시된 흥국생명 ‘SoGood암보험’의 가격지수도 121.1%로 높았다. 또 종신보험에서는 한화생명 ‘한화암명품종신보험’의 가격지수가 해지환급금 미보증 상품에 경우 102.6%로 평균수준이였지만, 해지환급금 보증 상품의 가격지수는 127%로 높았다.

DIY건강보험은 암보험이나 종신보험에 비해 가격지수가 낮았다. 삼성생명의 ‘인터넷 종합건강보험 일당백’의 보험가격지수는 103.2%로 평균보다 살짝 높았고, 교보생명의 ‘교보마이핏 건강보험’도 101.2%로 평균치 수준을 보였다. 농협생명의 ‘내맘대로NH건강보험’의 가격지수는 115.3%로 다른 상품보다 가격이 비쌌다.

DIY보험의 경우 소비자가 필요한 보장만 골라서 구매하기 때문에 보험료 기준으로만 보면 저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보험가격이 저렴하다기 보단 보장범위가 좁은 것이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DIY보험은 다른 보험상품들로 충분한 보장을 쌓아두고 가족력이나, 건강상태를 고려해 필요한 보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대형 GA 관리자는 “DIY보험의 보험료가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가격이 낮은 것이 아니라 보장범위가 좁은 것이다”며 “보험 상품의 가성비를 따진다면 가격과 보장을 동시해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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