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동산개발업자 등과 컨소시엄 구성해 투자의향서 제출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과 25일 주주총회에서 차기회장에 오르는 함영주 부회장이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구단 첼시 인수전에 뛰어든다. Ⓒ연합뉴스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과 25일 주주총회에서 차기회장에 오르는 함영주 부회장이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구단 첼시 인수전에 뛰어든다.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민병무·이윤희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구단 첼시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하나금융투자를 앞세워 영국 부동산개발업자, 스포츠매니지먼트기업들과 손잡고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번 첼시 인수 베팅은 김정태 회장과 25일 주주총회에서 차기회장에 오르는 함영주 부회장이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뱅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하나금융은 축구와 골프 등에 많은 지원을 해왔는데, 현재 회장과 차기회장의 합작 프로젝트인 셈이다.

19일 로이터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부동산 개발업자 닉 캔디 측은 18일(현지시간) 하나금융투자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첼시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미국 투자회사인 레인 그룹을 통해 첼시를 30억 파운드(약 4조7866억원)에 내놨다.

닉 캔디를 주축으로 한 ‘블루 풋볼 컨소시엄’은 로이터에 “하나금융투자와 C&P스포츠가 캔디의 글로벌 투자자 컨소시엄에서 주요한 파트너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들의 참여는 첼시의 글로벌 브랜드와 아시아에서 충성도 높은 팬 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가 나서지만, 사실상 그룹이 뒤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인 김나나 대표가 설립한 C&P스포츠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스포츠 에이전시 겸 풋볼 컨설팅 회사다.

스카이뉴스도 하나금융그룹과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 C&P스포츠가 캔디의 ‘블루 풋볼 컨소시엄’ 참여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스카이뉴스는 평생 첼시 팬인 캔디가 구단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을 꾸리려고 한다고 지난 주말 보도했다. 그러면서 캔디는 전 첼시 선수 및 감독인 지안루카 비알리와 자문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캔디는 동생과 함께 호화 부동산 개발업체를 운영하면서 런던 중심가 낡은 건물을 사들여 초고가 주택으로 재개발해 큰돈을 벌었다.

개발 당시 아파트 펜트하우스 한 채가 당시 영국 최고가인 약 1억4000만파운드(2200억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원 하이드 파크를 포함해 노호 스퀘어, 고든 하우스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첼시 구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물로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영국 정치권의 압박에 쫓겨 이달 초 매각을 발표했다. 그는 러시아의 전쟁물자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스폰서들도 첼시와의 인연을 끊고 있다. 유니폼 스폰서인 통신사 스리를 비롯해 유니폼 소매에 광고를 해왔던 현대자동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스리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연간 4000만 파운드(약 645억원)와 1000만 파운드(약 161억원)를 첼시에 지원해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첼시 인수전에는 이 밖에도 런던의 금융회사 에이셀 파트너스, 전 브리티시 항공 회장 마틴 브로턴과 세바스티안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 컨소시엄, 시카고 컵스 구단주 톰 리케츠 집안과 일리노이 최대 갑부 켄 그리핀(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주) 컨소시엄, LA다저스 일부 소유주 토드 보얼리 스위스 갑부 한스요르크 위스 등이 참여한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스포츠산업을 지원해온 ‘큰손’이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3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제14대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골프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2006년부터 LPGA 주관으로 치러지던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2019년 KLPGA로 옮겨와 최고 권위의 대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으로 정착시켰다. 후원하는 프로선수도 여럿이다. 골프 활성화를 위해 신예들을 영입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곳이 바로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골프 외에도 축구단 대전 하나시티즌, 여자농구단 부천 하나원큐를 운영하는 등 프로스포츠 전반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축구의 경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스타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고,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타이틀스폰서로 오랜 기간 활동해 스포츠팬 사이에서 ‘축구=하나은행’이란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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