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통제로 부품 수급 어려워
전 세계 TV 시장에 부정적 영향

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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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러시아에 있는 LG전자 TV 공장이 조만간 가동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 있는 LG전자 TV 공장은 최근 부품 재고가 모자라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러시아 TV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LG전자도 가동 중단이 임박했다.

세계 각국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부품 확보에 어려움이 생긴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글로벌 선사들은 대(對) 러시아 제재 동참 등을 이유로 러시아 선적을 중단했다.

LG전자 러시아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TV는 러시아와 인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판매된다. 유럽지역으로 수출도 하지만 비중은 작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가 러시아에 출하한 TV는 130만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러시아에서 LG전자의 TV 시장 점유율은 19%로 2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다른 지역에서 TV 생산을 늘려 러시아 공장의 생산량 감소분을 상쇄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곳의 공장은 러시아를 오가는 길이 막히면서 조만간 부품 재고가 동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같은 이유로 러시아에 있는 TV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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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전자의 전 세계 TV 출하량이 2700만대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에서 LG전자 TV 생산량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TV 대부분은 러시아에서 소비된다.

업계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전 세계 TV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TV 시장 전망치가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TV 시장이 2억1160만대 규모로 지난해보다 0.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 출하량인 2억1160만대는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앞서 DSCC와 디스플레이사이언티스트(DISCIEN)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칠 여러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의 직접적 영향으로 TV 수요가 360만대 감소하고, 간접적 영향으로 100만대 정도의 TV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 TV 판매가 460만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 TV 수요는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TV 시장 침체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DISCIEN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간접적으로 동유럽,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TV 판매가 100만대 감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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