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었지만 빅테크·시중은행과 비교해 경쟁력 떨어져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삼성금융네트웍스가 통합플랫폼 ‘모니모(monimo)’를 출시했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와 시중은행 플랫폼과 비교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충성도 높기로 유명한 삼성금융 고객들의 충심이 플랫폼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 ‘모니모’ 론칭에 맞춰 전용 상품인 ‘삼성 혈액형별 보장보험(무배당) 특정질병추천플랜’과 ‘삼성 1년 모아봄 저축보험(무배당, 확정금리형)’을 출시했다.
모니모는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금융 통합앱이다. 통합앱의 명칭인 모니모는 ‘모이는 금융, 커지는 혜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모니모에서는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금융 4사의 거래현황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출동, 삼성카드의 한도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투자 등 기존에 각 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신청해야 했던 주요 기능들을 모니모에만 가입하면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또 기존에 삼성금융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계좌통합관리, 간편송금, 신용관리, 환전 및 부동산·자동차 시세조회 등 종합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모니모 출시와 함께 삼성금융의 맏형인 삼성생명이 가장 먼저 전용상품을 내놓았다. 삼성금융이 야심차게 내놓은 통합플랫폼의 성패에 금융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가입자수에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4개 삼성금융 고객은 약 3300만명이다. 중복가입을 제외해도 25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경쟁하게 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 가입자 3745만명, 네이버페이 3000만명, 토스 2100만명 수준에 견줄만한 숫자다.
전문가들은 통상 금융플랫폼의 성패는 재방문율에서 갈린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 검색 포털을 기반으로 하는 네이버페이,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한 토스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이미 금융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시중은행 보다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삼성금융은 금융당국의 제재로 1년 동안 마이데이터 서비스 진출이 막혔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 습관을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자산관리와 신용관리를 지원한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이미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삼성금융은 시중은행 앱의 주요 기능인 여신 서비스도 없다.
모니모의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도 삼성금융 고객의 충성도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금융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금융상품을 계약하는 고액 자산가 고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성도 높기로 유명한 삼성금융 고객들의 충심이 플랫폼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플랫폼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특별한 서비스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삼성 금융계열사가 하나의 플랫폼에 묶인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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