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D램 수요 견조, 솔리다임 매출 더해진 효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성장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악재 속에서도 2개 분기 연속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써냈다. 1분기 D램 가격 하락 폭이 우려만큼 크지 않았고, 반도체 수요가 견조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2조1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8596억원으로 전년보다 115.9%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34.1%다.
매출액은 반도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 실적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말 자회사로 편입된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솔리다임) 매출이 더해진 효과가 컸다.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으로 2018년 다음으로 높은 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상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1조7758억원, 3조499억원이다.
D램 가격이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은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받쳐주면서 1분기 D램 가격은 한자릿수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41달러로 전달과 같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로 고부가 제품인 서버용 D램의 수요가 견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서버 D램 가격 또한 큰 변동이 없었다. 서버용 D램 제품의 3월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보다 1% 가량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공급망 불안 등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일부 IT 제품의 소비가 둔화됐다"며 "하지만 고객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는 한편,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호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판매된 일부 D램 제품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해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른 비용을 회계상 인식하기로 했다. 회사는 원인 분석을 마쳤고 고객 협의를 거쳐 제품 교환 등 보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될 비용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산출해 3800억원 규모의 일회성 판매보증충당부채로 1분기에 회계처리하기로 했다.
2분기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두고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에 따른 IT 제품 구매력 저하가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PC용 D램의 평균 판매가격이 전 분기 대비 3~8%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