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올해 1분기 EUV 노광장비 공급량 3대 그쳐
전분기보다 8대 줄어, 공급망 대란 심각해진 영향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원자재 공급난이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을'로 통하는 ASML을 강타했다. ASML은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기업이다.
22일 ASML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 회사가 공급한 EUV 노광장비는 3대로, 전분기 11대에서 8대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ASML이 공급한 EUV 장비는 7대였다.
부품, 시스템, 모듈 등 공급망이 원활하지 않았던 문제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EUV 장비는 광원, 스테이지 등의 모듈로 분할된다. 각 모듈은 대부분 외부 메이커가 제조한다.
ASML은 EUV 노광장비에 대한 최적화된 조립 플랫폼과 기술 노하우를 갖춘 '어셈블리 메이커'다. 다양한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특성상 공급망 붕괴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앞서 ASML은 고객사에 늘어난 리드타임(주문 후 장비를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 전달했다. EUV 장비를 주문하고, 이를 받기까지 18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안내했다. EUV 장비의 리드타임은 통상 12~18개월이었다.
지난해 ASML은 EUV 장비를 42대 생산하는 데 그쳤다. 당초 이 장비를 45~50대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공급망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ASML이 만드는 EUV 노광장비는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이 사용한다. 미세한 파장을 광원으로 사용하는 EUV 장비로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구현한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같은 비메모리반도체 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인 D램에도 EUV 공정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야 할 부품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고사양 렌즈,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센서 등 중요한 부품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밸브, 고성능 플라스틱 등 부속품 및 기본적인 자재에까지 공급난이 번지고 있다.
지난 1월 ASML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또한 앞으로 EUV 장비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이와 관련해 ASML은 "웨이퍼 클램프 생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기업간의 EUV 장비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램 생산에 EUV 공정이 본격 적용됨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비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EUV 적용 D램 출하량을 전체의 2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ASML은 원자재 공급난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공격적인 EUV 장비 생산계획을 세웠다. ASML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42대 생산한 EUV 노광장비를 올해 55대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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