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올해 1분기 EUV 노광장비 공급량 3대 그쳐
전분기보다 8대 줄어, 공급망 대란 심각해진 영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010년 10월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에 방문해 노광장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020년 10월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에 방문해 노광장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원자재 공급난이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을'로 통하는 ASML을 강타했다. ASML은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기업이다.

22일 ASML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 회사가 공급한 EUV 노광장비는 3대로, 전분기 11대에서 8대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ASML이 공급한 EUV 장비는 7대였다.

부품, 시스템, 모듈 등 공급망이 원활하지 않았던 문제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EUV 장비는 광원, 스테이지 등의 모듈로 분할된다. 각 모듈은 대부분 외부 메이커가 제조한다.

ASML은 EUV 노광장비에 대한 최적화된 조립 플랫폼과 기술 노하우를 갖춘 '어셈블리 메이커'다. 다양한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특성상 공급망 붕괴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앞서 ASML은 고객사에 늘어난 리드타임(주문 후 장비를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 전달했다. EUV 장비를 주문하고, 이를 받기까지 18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안내했다. EUV 장비의 리드타임은 통상 12~18개월이었다.

지난해 ASML은 EUV 장비를 42대 생산하는 데 그쳤다. 당초 이 장비를 45~50대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공급망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ASML이 만드는 EUV 노광장비는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이 사용한다. 미세한 파장을 광원으로 사용하는 EUV 장비로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구현한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같은 비메모리반도체 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인 D램에도 EUV 공정이 쓰이고 있다.

ASML의 EUV 노광장비 'NXE:3600D'. 사진=ASML 제공
ASML의 EUV 노광장비 'NXE:3600D'. 사진=ASML 제공

하지만 현재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야 할 부품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고사양 렌즈,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센서 등 중요한 부품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밸브, 고성능 플라스틱 등 부속품 및 기본적인 자재에까지 공급난이 번지고 있다.

지난 1월 ASML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또한 앞으로 EUV 장비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이와 관련해 ASML은 "웨이퍼 클램프 생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기업간의 EUV 장비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램 생산에 EUV 공정이 본격 적용됨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비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EUV 적용 D램 출하량을 전체의 2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ASML은 원자재 공급난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공격적인 EUV 장비 생산계획을 세웠다. ASML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42대 생산한 EUV 노광장비를 올해 55대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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