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그 원인이다.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임명을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후보자와 관련한)수많은 의혹이 나왔음에도 후보자가 너무나 당당하게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는 걸 보면 윤 당선인의 의지가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제일 많이 했던 얘기가 공정과 상식이었다”며 “정 후보자의 일련의 비리, 의혹들을 보면 윤 당선인의 공정과 상식의 수준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 의원은 전날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 아들의 자기기술서를 문제 삼았다. 2017년에 제출한 자기기술서로는 경북대 의대 편입학에 떨어졌으나, 이듬해에는 합격했다는 점을 이유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후 고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은 인사청문회 중단을 선언, 퇴장했다.
문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저희는 조국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그게 정권교체를 해준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때문에 정 후보자는 자진해서 사퇴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를 장관 시켜주려고 정권교체를 한 게 아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해명을 해도 해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 후보자 논란의 본질은 이해충돌, 이해상충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아빠 친구가 아빠의 자식들을 얼굴과 이름이 공개된 채로 면접 봤다는 것인데 이건 이해충돌"이라며 "본인이 이해충돌되는 상황이라면 공익을 생각하는 분은 기피신청을 해야 했다. (기피신청을 안 했으니) 공직수행에 결격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반성 없이 '나는 특혜가 없었다'고 하면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궁금해한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불공정한 제도를 불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국민이 궁금해하니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도덕덕,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