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지선 공천 문제 두고 SNS 공방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에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친윤’(친윤석열)의 대표 인사인 정진석 의원이 차기 당권과 당내 주도권을 두고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까닭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권력다툼이 아니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 대표와 정 의원 간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정 의원 간 설전은 지난 6일부터 시작됐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두고 정 의원이 “뜬금없다”고 비판했고, 이 대표는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응수했다.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던 두 사람 간 갈등은 이날 정 대표가 혁신위원회에 의문을 표하면서 다시 촉발됐다. 혁신위는 2년 후 치러질 총선에 대비한 것으로, 효율적인 당원 민주주의 구현과 정당 개혁을 목표로 지난 2일 출범했다. 당시 이 대표는 “정당 쇄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각각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원으로 내정된 최재형 의원과 천하람 변호사를 거론하며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며 “혁신, 개혁, 변화는 언제든지 좋다. 그런데 (이 대표가) 갑자기 화두만 던지고 우크라이나로 가 버려서 이게 무슨 혁신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방문중인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누구를 추천하고 선임해도 혁신위를 흔들 것 같아서 애초에 제가 최고위원들이 한 명씩 추천하자고 한 것"이라며 "이 정도로 해도 태클 걸 거면 도대체 뭘 어떻게 선임해야 하나. 모든 인선을 부의장님께 맡겨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제가 최재형 의원을 추천한 것 외에 정 (국회)부의장께서 전원 선임하셨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일 것"이라고 공관위원장이었던 정 의원을 겨누며 "이준석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인사 전횡을 휘두르려면 공관위에 내 사람을 넣지 혁신위에 넣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오늘 새벽 이 대표가 '충남 공천에서 PPAT(공천자격시험인 기초자격 평가) 점수에 미달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넣어달라, 그 사람을 안 넣어주면 충남지사 선거가 위험하다' 압박이 있었다고 공개했는데,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이 대표는 마치 제가 연관된 것처럼 자락을 깔아 언론이 저를 의심하게 했다. 치욕스럽고 실망이 크다"고 맞섰다.
이어 "이 대표는 '당 대표에게 공천 관련해서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공개적 위협으로 당의 언로(言路)를 막는 것은 '3김' 총재 시절에도 보기 어려웠다.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왔나"라며 "사람 좋다고 함부로 걷어차는 것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왜 이런 비판을 하는 데 용기가 필요하냐고 하시는데, 남을 저격할 용기는 본인도 저격당할 용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사람 언급해서 저격하신 분이 저격당하셨다고 불편해하시면 그 또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이 제기한 정미경 최고위원의 이른바 '당협 쇼핑' 논란을 언급했다. 앞서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미경 최고위원을 성남 '분당을' 같은 승률 높은 지역에 배치하는 건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정 최고위원은 수원 지역구 조정으로 서초 등에 지원한 바 있고 이번에도 성남 분당에 지원해 조강특위 경쟁 이후 통과된 상태”라며 “분당에 더 나은 사람이 있다면 그 의견을 조강특위에 제시하면 된다. 정 최고위원이 지원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도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귀국길에 "우크라이나 방문 중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육모방망이 비슷한 걸 선물로 받았는데 코자크 족 지도자가 들고 사용하는 '불라바'라는 철퇴라고 설명을 들었다"며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 의원이 과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뽀개야 한다"고 했던 거친 발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 이후 친윤과 당대표 사이의 갈등이 재현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내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갈등의 분수령은 오는 24일을 전후로 열리는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징계위원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대표는 오는 9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