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거래일 간 2조6954억원 순매도…주요국 긴축 기조 여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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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며 코스피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2600선, 2500선이 차례로 깨지며 15일에는 연저점을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로 이어졌고, 이에 영향을 받은 코스피도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45.59포인트(1.83%) 빠진 2447.38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기관 투자자가 각각 3463억원, 736억원 매수했으나 외국인 투자가가 4689억원 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특히 외국인의 이탈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6954억원 순매도했다. 직전 5거래일(5월 30일~6월 7일) 1조1028억원 사들인 것과 '딴판'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최근 약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1200원(1.94%) 하락한 6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6만5500원)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장으로 외국인은 이때 삼성전자를 총 1조7321억원 팔아치웠다. 

또한 다른 상위종목들의 주가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일보다 6500원(1.52%) 하락한 42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에만 4.7% 빠졌으며 지난 2일부터 9일까지는 연속 5거래일 하락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1200원(1.21%) 하락한 9만7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0만원선을 하회하고 있는 상태다. 

NAVER도 8500원(3.36%) 떨어진 24만4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달 3일(28만7500원) 이후 하락장을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도 이달 2일 8만3700원에서 15일에는 1만1000원(13.1%) 빠진 7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의 부진은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전개하고 있는데, 수단 중 하나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자금 이동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연준이 기준금리 1.75%(상단 기준)까지 올릴 경우 국내 증시 내 외국인의 이탈도 당분간 계속되고 코스피의 조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6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기정 사실로 반영하고 있다"며 "강화된 긴축 우려가 증시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급 부재가 국내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신용융자, CFD 청산 등으로 인한 매물이 하락장에서 펀더멘털 훼손보다 낙폭을 키우는 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스피 선행 PER 8.9배, 후행 PBR 0.94배까지 내려온 상황이나, 추가 변동성 확대 여지가 있다"며 "6월 FOMC에서 금리 인상 폭과 기자회견 내용을 확인한 후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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