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박지현 희생양 삼아선 안돼...민주당이 지키고 성장시켜야 할 인재”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 의혹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 회의가 열리는 20일 "오늘 최 의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민주당이 국민이 원하는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는 걸 확실히 증명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지난 6·1 지방선거 패배 후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지 18일 만이다.
이러한 박 전 위원장의 메시지를 겨냥해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당의 문제에 대해 남 일 말하듯 발언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과 동료 의원들의 은폐 시도, 2차 가해까지 모두 합당한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는 전 비대위원장 박지현의 약속이 아니라 민주당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혁신은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으로 시작해야 한다"면서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 자체를 또 미룬다면, 은폐 시도나 2차 가해는 빼고 처벌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의 어떤 반성과 쇄신 약속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의원은 거짓과 은폐와 2차 가해로 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권력을 쥔 다수파라는 오만과 범죄를 저질러도 감싸주는 방탄 팬덤에 빠져, 반성하고 거듭나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선거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 책임이 결코 적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달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온라인 회의에서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최 의원 측은 “해당 의원이 보이지 않자 장난치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린 학생들이 ‘짤짤이’(주먹에 동전을 넣고 하는 노름의 은어)하는 것처럼 그러고 있는 것이냐”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으나 민주당 보좌진협회는 "공개적으로 올리기 민망한 성희롱성 발언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을 그렇게 이끈 책임이 자기에게 있는데도 평론가 모드로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지방선거 패배에 결정적 책임이 있는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원들이 선거 과정이나 당의 문제에 대해 남 일 말하듯 발언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박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글을 적었다. 김 의원은 최의원과 함께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처럼회' 소속이다.
김 의원은 "저는 대선에 패한 당 지도부 일원이었기에 책임감으로 한동안 침묵했고, 당에 애정 어린 비판조차 자제해 왔다"라며 "쓴소리를 가장한 무책임한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정체성과 철학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뻔한 얘기를 하는데도 보수 언론에 의해 (자신의 발언이) 쓴소리로 추앙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라며 "알고도 이용하는 것이라면 당의 앞날은 '나 몰라라' 하고 자기 정치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친문으로 꼽히는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내 어른들이 져야 할 책임을 한 청년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박 전 위원장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박 전 위원장에게도 다시 요청드린다. 지선 때 보인 실수에 대해 자성하는 모습과 그 속에서 민주당의 청년 정치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왜 지선 패배, 박지현이 오롯이 책임져야 하나. 지선 패배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은 사과라도 했는가”라며 “충분히 책임지고 있는가. 박지현을 희생양 삼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