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임기 20일 앞두고 사의...민주 투사라도 되는양 자기 정치"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창룡 경찰청장 사표 수리를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27일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김 청장이 정식으로 사표를 내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청장이 검찰 수사 또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거나 징계 심사에 계류돼 있는지 등을 조회한 뒤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의 일정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해 다음달 1일 귀국한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이날 김 청장이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보고를 미리 받았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이 시작되는 이날 치안 총수인 김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청장이 임기를 불과 20일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며 “경찰 지원부서 신설을 훼방 놓고 마치 민주 투사라도 되는 양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김 청의 사의 표명 시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하필 행안부 장관이 경찰 지원부서 신설 관련 기자간담회 이후”라면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판단된다. 김 청장의 정치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이 마땅히 판단해주시리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조직 내부 반발, 치안감 인사 번복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문란' 지적 이후 나흘 만이다.
김 청장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강화 등)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장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비록 전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길 희망한다”며 “새로이 구성될 지휘부가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경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의 임기는 다음달 23일까지다. 그는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공식 라인을 통해 의원면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