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수장들, 프로젝트·TF 꾸려 진두지휘 나서
쇼핑 채널 떠오른 편의점, 자체 브랜드 속속 론칭해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대형마트·편의점업계가 연일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판매가를 인하하며 특별 물가 안정 프로젝트에 돌입하는가 하면, 물가 안정 태스크포스(TF)팀 가동, 자체 제작 판매 브랜드(PB)를 출시하거나 강화하며 소비자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그러나 6월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형마트·편의점업계는 치솟는 물가를 잡고자 특별 대응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강희석 이마트 대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사진=각사 제공
(왼쪽부터) 강희석 이마트 대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사진=각사 제공

◇대형마트 “고물가 시대, 최후 가격 방어선 돼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곳은 대형마트다. 소비자의 밥상을 책임지는 대형마트의 가격이 치솟으면 소비자는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에 각 대형마트 수장들은 소비자 부담 해소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날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주요 상품들의 가격을 내리고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최저가 정책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추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마트의 ‘상시 최저가’ 첫 단계는 ‘40대 필수상품’ 가격 인하다. 40대 필수상품은 우유 김치 등 가공식품 17개, 계란 양파 등 신선식품 7개, 화장지 비누 등 일상용품 16개로 이뤄졌다. 이마트 매장 및 SSG닷컴, 이마트몰에서 동일하게 진행된다.

40대 품목과 별개로 500개 상품을 선정해 일주일 단위로 최저가 관리도 실시한다. 시즌별로 판매가 많은 대표상품에 대한 가격 인하도 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지속적인 최저가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마트에 가면 김치, 계란 등 내게 꼭 필요한 상품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오는 6일까지 고객 수요가 높은 신선식품, 신선 가공식품 등을 최대 50% 할인한 가격에 선뵈는 ‘긴급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했다.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위해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과 목심을 100g당, 항정살 600g(팩)을 최대 40% 할인하고, 대왕님표 여주 쌀 10kg을 1만5000원 할인 판매한다.

멤버십 회원 외 모든 소비자 대상으로는 대파, 알배기 배추, 오이 맛 고추, 단단 파프리카, 가지, 모듬 쌈채소, 찰옥수수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홈플러스 시그니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외 유지류 12종도 최대 40% 할인한다.

강석현 롯데마트 대표는 지난 3월부터 ‘물가 안정 TF’를 가동, ‘Pricing팀’의 운영을 지휘하고 있다.

Pricing팀은 합리적인 소비자 가격의 적절성과 각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 분석을 통해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물가관리를 집중적으로 하는 팀이다.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에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상품별 환경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상품을 사전에 캐치해 산지 및 수입국 다변화, 스펙 변경 등 대안책도 준비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생필품 담당 MD가 물가안정 TF와 최종 판매가를 방어함과 동시에 농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을 찾기 위해 그동안 취급하지 않던 작은 사이즈의 제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사진=홈플러스 제공

◇편의점, 초저가 ‘자체 브랜드’로 물가 안정 도모

가까운 거리, 대형마트 못지않은 양질의 제품들로 최근 신흥 장보기 채널로 떠오른 편의점들은 PB를 내세우며 물가 안정에 동참했다.

CU는 지난해 2월부터 초저가 상품 라인 ‘득템 시리즈’를 선뵈고 있다. 득템 시리즈는 마진, 광고비, 유통단계 등의 가격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동일 품질의 NB 상품보다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간 라면, 김치, 즉석밥 등 식품을 중심으로 출시됐던 득템 시리즈의 상품군은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지난달 15일부터 비식품으로 확장됐다. 

GS25는 지난달 13일부터 GS더프레시에서 운영하는 초저가 상생 PB ‘리얼프라이스’ 공산품 6종을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리얼프라이스는 2017년부터 GS더프레시가 중소 업체의 상품을 일반 상품의 가격보다 70~80%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초저가 브랜드다.

GS25가 최근 출시한 리얼프라이스 상품은 △리얼키친타월4롤 △리얼위생장갑100매 △리얼위생팩200매 △리얼롤백200매 △리얼천연펄프24롤 △리얼미용티슈3입 등 6종으로, 기존보다 용량은 2배 이상 많고, 가격은 약 20% 저렴하다. 대상 상품은 향후 점차 늘릴 예정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달 30일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을 론칭했다. 굿민은 좋다는 뜻의 ‘Good’과 사람을 의미하는 ‘민’의 합성어로, 파트너사와의 상품 원물과 생산에 대한 사전 계약을 통해 양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1차로 선보인 굿민 상품은 ‘안심달걀 10입’, ‘한입삼겹살 500g’, ‘대패삼겹살 500g’, ‘한끼두부 300g’ ‘안심콩나물 300g’ 등 대형마트 가격 수준의 특가 상품이다.

세븐일레븐은 식탁 물가에 체감이 큰 신선 식품을 먼저 선뵌 후 주요 생필품 카테고리 위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을 넘어 생활용품까지 꾸준히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소비자는 부담을 줄이고 업체는 매출을 놓치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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