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과 가격-청약 경쟁률 더 침체…“전세보다 월세가 세입자에 유리”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택 시장이 더욱 침체될 전망이다.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0%p 올리는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7월 0.5%였던 기준금리는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 7월 등 6번의 금리인상을 거쳐 2.25%로 1년 만에 1.75%p 급등했다.
비슷한 시기 기준금리와 연동돼 주택담보대출금리(신규)도 지난해 7월 2.81%에서 올해 5월 3.9%로, 상호저축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4.91%에서 5.02%로 각각 1.09%p, 0.11%p 인상됐다.
또한 이날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ㄹ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국내 기준금리는 각각 3%와 2.5%를 기록했던 당시 주택담보대출금리(신규)가 각각 6.81%와 5.63%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처럼 기준금리와 주택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은 이자 상환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택시장은 거래 절벽과 가격 약세 상태에 놓여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국 총 주택 거래량은 46만48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만7468건의 62%에 머물고 있다.
주택 영끌 계층의 주를 이루는 20~30대 주택 매입 비율은 지난 5월 기준 25.03%로 지난해 5월 27.19%보다 2.16%p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7월 7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6.93%가 오른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아파트 청약열기도 주춤한 상태다. 전국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 6월말 기준 11.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말 18.2대 1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특히 서울 지역 청약 경쟁률 하락폭은 더욱 커서 같은 시기 124.7대 1에서 29.6대 1로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빅스텝 금리 인상으로 인해 거래 관망 속에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택 임대차 시장의 보증부월세를 포함한 월세화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세대출이자 부담이 월세이율 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지역별 전월세 전환율은 전국 5.7%, 서울이 4.8%를 기록했다. 최근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최고 금리가 5% 중후반을 나타낸 상황을 감안하면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이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
함 랩장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경우 세입자는 이자가 높은 전세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전세를 살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월세로 선택할 것”이라며 “특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방 아파트나, 연립·다세대 세입자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설 경우 전세금을 안전하게 돌려받기 위해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지불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