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4대 은행 평균금리 상승세…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영향
연말 기준금리 3%…"다중채무 증가, 세부적 차주 통계 발굴해야"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지난 2020년 모 은행에서 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을 만든 직장인 N씨(38)는 금리 상승세에 걱정이 크다.
N씨가 마이너스통장을 처음 만들었던 당시 대출금리는 연 3.15%였다. 현재(2022년 7월 기준) 금리는 이보다 2.45%포인트 뛴 5.60%로, 부담해야 할 연 이자도 158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최근 두 달사이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가 6%에 육박하면서 연 이자는 54만원이나 증가했다. N씨는 상승세에 대해 '무섭고 기묘하다'는 반응이다. N씨는 해당 마이너스통장을 주택보증금, 생활비 목적으로 개설했다.
N씨와 같은 마이너스통장 이용자들의 이자 부담이 최근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올렸다. 이는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으로 한국은행은 올해만 기준금리를 네 차례 상향 조정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는 동안 시중은행들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함께 뛰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평균금리는 올해 1월 4.14~4.52%에서 지난달 4.34~4.78%로 높아졌다. 또한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도 4.00~4.71%에서 4.60~5.07%로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용대출(마이너스대출 포함) 금리 산정기준(금융채 등)을 자극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상 결정 이후 물가 흐름이 의도한 대로 이어지면 0.25%포인트씩 점진적 인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한다면 연말엔 3%에 도달할 전망이다. 저신용자를 포함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다중 채무자(3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 현황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N씨처럼 마이너스통장 외에도 주택 관련 대출이나 다른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차주들이 적지 않아서다.
이들은 대체로 은행에서 추가 자금을 빌리지만, 때에 따라 저축은행,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 소속)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월말 기준 다중 채무자는 451만404명으로 전월(450만9101명)에 비해 1303명 늘었다.
채무액은 600조1970억원에서 598조8982억원에서 소폭 줄었다. 관계자들은 카드, 저축은행 등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서 채무액이 오히려 증가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중 채무자의 연체도 문제다. 이 의원에 따르면 4월 기준 연체를 보유한 다중 채무자는 전월(22만5980명) 대비 2857명이 감소한 22만3123명으로 나타났다. 연체금액도 약 300억원 줄어든 8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연체규모는 줄었으나 여기서도 캐피탈·저축은행 등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권 내 연체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전체 연체액 감소는 대출 만기 연장, 상환유예 조치로 인한 것으로 9월 유예 조치 종료 후 가계부채 부실화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계대출 중에서도 부실 위험이 큰 차주를 맞춤형 지원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차주 통계가 지속 발굴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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