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 재고 수준 여전히 높아
TV 수요 급감에 LCD 패널 업황 악화
LCD 생산량 줄고 가격까지 떨어져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TV 수요 감소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재고가 쉽게 소진되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연내 TV 수요가 살아나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지난 6월말 전 세계 LCD 패널에 대한 재고지수가 109로, 잉여재고가 이전보다 4.6주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재고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공급망에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다.
6월말 재고지수는 이전보다 낮아졌다. TV 완성품 업체들이 5~6월 본격적인 감산에 나선 것이 원인이다. 지난 4월 LCD 재고지수는 110이었다. 하지만 DSCC는 현재도 패널 재고가 너무 많아, TV 제조사들이 더 이상 패널을 구매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인플레이션 상황 속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가 과잉 재고로 이어졌다. TV 제조사들은 패널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6월 중순부터 7월말까지 LCD 패널 주문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5월 패널 주문을 20% 줄이는 등 TV 수요 하락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DSCC는 현재 삼성전자가 10주 이상의 재고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 보는 적정 재고는 6주 정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LCD 업황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특히 LCD 공장 가동률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패널 가격 하락세마저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전 세계 LCD 공장 평균 가동률은 75% 밑으로 떨어졌다.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패널값이 오르지 않고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6월 하반월 43인치 LCD 패널 가격은 전월 대비 4.4% 떨어졌다. 55인치 패널 가격은 전월보다 4.6% 하락했다. 65인치 이하 LCD 패널값은 원가 수준 밑으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TV 제조사들과 디스플레이 기업은 적어도 올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BOE, CSOT, LG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LCD 제조사들은 당분간 생산량을 낮춰 TV 수요 감소에 대응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LCD 생산량이 최근 크게 줄어들었지만 연내 패널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TV 수요 또한 상황을 단순히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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