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부동산 시장 위축에 신규딜 사실상 전무
기존 PF도 부실 우려...금융당국 "관리 강화해달라"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증권사들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적색불이 켜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올초 782.37에서 25일 종가기준 601.99까지 약 23% 떨어졌다. 이 기간 KRX 지수 중 더 큰 낙폭을 보인 지수는 반도체, 미디어·엔터, 정보기술, 커뮤니케이션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불안감과 국내 증시 급락 등이 증권주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의 실적 또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이 같이 증시가 안좋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IB(기업금융) 사업을 통해 실적을 방어해왔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며, IB 사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PF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원자재 비용 상승과 중대재해법 실시에 따른 기업들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요구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상태다. 아울러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기존 부동산 PF에서의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신규 부동산 PF 딜도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증권사들은 기존 부동산 PF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금융당국에서도 부동산 PF 채무보증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권 수장들과의 만남에서 우발채무 발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부담은 대형 증권사보다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관리 방안' 영향으로 대형사들은 최근 3년간 부동산 채무보증한도를 낮춰왔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들이 채무보증한도를 줄이며 잔여 딜은 중소형사에게 전가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보유한 물건이 대형사는 수도권 중심인 반면, 중소형사들은 지방 분포가 많아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비중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 수익이 몇 분기에 걸쳐 실적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장 증권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증시 불황 속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타격을 받으며 위기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PF 관련 딜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강화된 리스크 관리 하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부동산 PF는 종류와 참여 방법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오히려 큰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딜도 있을 것이다"라며 "증권사마다 부동산 PF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채무보증이 높다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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