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 봉사 취지 무색...우상호 “주호영, 조치 취해야”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당 차원의 수해 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즉각 입장문을 통해 고개를 숙였으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소속 의원 40여명 등과 함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에 나섰다. 이 곳에서 김 의원은 권 원내대표에게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했고 곁에 있던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이 김 의원의 팔을 치며 급히 제지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김 의원의 실언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소속 의원들에게 입 단속을 지시한 직후이자 당의 비대위 출범 이후 첫 공개 일정에서 나온 터라 수해 복구 봉사 취지는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진 후 자택 격리를 마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후 자택 격리를 마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민들을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짐만 된 꼴이 된 게 아니냐"며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발 빠르게 지원하러 간 모습을 보고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는데, 김 의원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집권당 의원이 말한 것이 맞는지 믿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결국 복구를 지원하러 간 의미가 퇴색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더군다나 권성동 원내대표 옆에서 그 이야기 하는데 꾸짖지도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 빨리 사과해야 하고,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주 위원장이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평소 장난기가 좀 있다'고 언급한 것에도 "그렇게 안일한 문제 의식을 드러낸다면 비대위가 생기자마자 또 실망을 주는 것"이라며 "주 위원장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이기 때문에 납득할만한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당 같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한편 김 의원은 논란이 일어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복구 활동에 임할 것이며 수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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