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실무형 비대위? 그럼 비대위 왜 하나"
안철수·김기현·나경원, '실무형·조기 전대' 지향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주호영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가운데,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비대위 성격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 성격에 대한 의견은 내년초 전당대회를 계획, 5개월 이상 비대위를 유지하자는 ‘혁신형 비대위’와 오는 9월에서 10월 사이 조기 전당대회를 목표로, 약 2개월 간 짧게 비대위를 운영하자는 ‘실무형 비대위’로 양분된 상태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선 이견이 여전하지만 '혁신형 비대위'로 가자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장하는 조기 전당대회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일정이 맞물려 사실상 개최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무형 비대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비대위를 실무적으로 짧게 운영하고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비대위를 할 거 뭐 있나. (전당대회 준비)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되지"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앞서 주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첫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예산편성을 하는데 여당이 전당대회를 한 두달 가까이하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비판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대위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대위의 성격은 ‘혁신형’이 맞을 것 같다”면서 힘을 실었다.
성 위의장은 “전당대회를 빨리해야 되는 거냐는 문제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곧바로 결산 국회가 열리고 9월에는 정기 국회가 열린다”면서 “이런 정치 일정으로 보면 전국을 순회하면서 전당대회를 해야 되는데 상당히 시기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위원과 안철수, 김기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에 무게를 싣고 있다. 출범한 비대위가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적 역할을 해야한단 입장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주 위원장이 방점 찍은 '혁신형 비대위'에 "당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혁신'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선출된 권력이 혁신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나 전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해야 할 일은 다음 전당대회 준비다. 당내에서 원내 인물로 (비대위원장을) 하자고 했고, 주 위원장은 그간 국회부의장에 관심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때 포용적인 면이 있으셨다. 그래서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 명시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전날 비대위 업무의 핵심을 ‘전당대회 준비’라고 규정했다. 또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지속해서 피력해온 김 의원 역시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임기 초반에 비대위 구성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다. 심각한 상황을 조기에 해소해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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